삶의 무게
어느 날엔 삶의 무게가 왜 이렇게 무겁지?라고 생각하는 날이 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또 하나의 문제가 나타나기도 하고 괜찮다 싶으면 또 어느 날은 괜찮지 않은 날이 오기도 한다.
나이 50을 넘기며 체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느끼는 요즘, 몸건강을 챙기지 않으면 마음건강도 무너질 것 같아서,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래서 나이 들고 중년이 되면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움직이는 걸까? 그저 건강할 거라고만 믿었던 청춘의 시대는 저물고 있나 보다.
삶의 무게는 나이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것 같다.
혼자였을 때의 나는 가벼웠다. 책임질 것은 오롯이 나 하나였고, 힘들면 멈출 수도 있었고, 싫으면 돌아설 수도 있었다. 그때의 무게는 단순했고, 버티는 법도 어렵지 않았다. 그때의 나를 보던 엄마의 삶의 무게가 지금의 내 무게와 같을까
삶의 무게가 버겁다고 느낄 때마다 나를 키울 때 엄마의 삶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너도 자식 낳아 키워봐라 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걸까.
결혼하고 행복만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그로부터 얻어지는 관계로부터, 늘어나는 아이들로부터, 책임이 늘어나면서 무게의 형태는 바뀌고 있다. 어른이 되고 싶다. 나는 어른이 되면 무엇을 하고 살까?라는 미래의 불안으로부터 왔던 무게와는 다르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삶의 무게는 눈에 보이지 않게 커졌다.
누군가의 하루를 책임지고, 마음을 살피고, 내 선택 하나하나가 가족의 방향이 되는 순간들 속에서
나는 더 이상 가벼운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릴 땐 조금만 더 자라면 되겠지. 했지만 자랄수록 형태만 다를 뿐 그 무게는 없어지지 않았다.
또 다른 무게가 생기고,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책임이 따라온다.
삶의 무게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
가끔은 내려놓고 싶고, 잠시라도 가벼워지고 싶은 순간들도 온다. 이 무게를 완전히 벗어나는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 무게를 버티기보다는 잘 견디고 넘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너지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내 몫의 삶을 끝까지 붙잡고 단단해지는 마음으로 살아내고 싶다.
솔직히 어떤 날은 나를 짓누르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를 느끼기도 한다. 그만하고 싶다. 놓고 싶다.
사실 한편으로는 어쩌면 그 무게가 나를 지탱하게 하는 이유임에는 틀림없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무게를 주신다고 했다. 삶의 무게만큼 자라고 성숙해지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
그 무게를 안고 조용히 하루하루를 살아내자.
다시 힘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