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기 전에 나는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것들

by 최다온


꽃은 오래 피어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이 더 많다. 아주 짧은 순간을 우리에게 내어준다.

어젯밤 9살 아이와 함께 집 근처 장재천 벚꽃길을 손잡고 산책 했다. 꽃나무 아래서 같이 사진도 찍고 그 순간을 만끽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잠깐의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가족들과 연인과 함께 즐기고 있었다.

시간을 멈추고 싶은 마음일까,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일까, 걸음을 멈추고 하늘로 고개를 들어 꽃을 바라본다.

봄은 매년 오고 꽃은 매년 이맘때 핀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일 년 뒤 다시 오는 그 꽃길은 또 다른 마음으로 다가온다.


아이를 키우며 많은 순간 그 마음을 자주 떠올렸다.

바쁘고, 지치고, 하루를 겨우 버텨낸 날이나 순간에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이의 7살은, 8살은, 9살은 지나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의 지금은 지금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날들을 대충 넘기려고 하지 않고 애썼다.


가끔은 귀찮은 질문을 많이 하는 날에도 대답해 주려고 애쓰고, 반복하는 작은 이야기도 끝까지 들어주려고, 잠깐이라도 눈을 맞추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나는 그 순간을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아이의 오늘은 다시 피지 않는 꽃이다.


언젠가 이 꽃이 지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꽃이 지기 전에, 나는 그 꽃을 그대로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아이와 함께 벚꽃길을 걸으며 이야기 나누고, 웃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내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았다.

이 꽃이 지기 전에. 나는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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