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가 매트들이 보관되어 있는 매트 수납장을 좋아한다.
가로 세로가 똑같은 길이의 정사각 틀 안에 다양한 색깔과 브랜드의 매트들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어떤 매트는 두껍고, 어떤 것은 얇다.
하얀색, 핑크색, 검은색, 카키색 등.
사람들의 취향은 제각각.
어떤 것은 유격 없이 타이트하게 말려있고, 어떤 것은 헐렁하게 말아져 있다.
매트가 보관된 모습을 보면 매트 주인의 성격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매트 장을 처음 본 건 2017년 자이요가에서였다.
예전에 다녔던 요가학원들은 바닥에 요가매트들이 항상 세팅되어 있거나, 아니면 한쪽 구석에 매트들이 펼쳐진 채로 쌓여있었다.
그때는 항상 요가학원에서 제공하는 공용 매트를 사용했었기 때문에 개인 매트를 사용한다는 개념이라는 게 없었었다.
그래서 처음 본 매트 수납장은 나에게는 몹시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특히 당시 자이요가원의 매트장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벽면 전체가 수납장으로 되어있어 시각적으로 굉장히 압도적이었다.
지금이야 거의 모든 요가원에서 이러한 매트 수납장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때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개인 매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현재 나는 라벤더 색상 만두카 프로 요가 매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것은 요가원 수납장의 17번 칸에 보관되어 있다.
17번 장에서 매트를 꺼내 펼쳐 요가 수련을 시작한다.
수련이 끝난 후에는 소독약을 뿌리고 닦는다.
그리고 매트를 돌돌 말아서 다시 수납장에 넣는다.
가끔 요가 매트들이 한 곳에 돌돌 말려 보관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수련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을 때가 있다.
요가라는 장르는 오로지 매트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매트를 펴고 접는 행위는 수련이 시작하고 끝남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얼마나 심플하고 명쾌한 종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