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Cruise - 시드니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시드니는 3대 미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오페라 하우스 바에 앉아 있으면 건너편 국제 여객선 터미널에 아주 큰 크루즈(Cruise)가 정박해 있는 것을 항상 본다. 저 크루즈를 타는 사람들은 며칠을 여행하는 걸까? 정말 돈 많은 사람들만 타는 걸까?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고 자연스레 나도 이제 여행의 꽃,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크루즈 여행에 대해서도 여행의 폭을 넓혀보자.
일단 크루즈는 호텔이다. 한지역에 오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지역을 여행을 할 때 숙소가 제일 걱정이다. 특히 서유럽의 대도시들은 가격도 만만치 않고 위치가 어디인지? 시설은 어떤지? 성수기에는 더욱 비싸지고 저렴한 숙소를 구했다가 여행을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제일 큰 스트레스이다. 그러나 크루즈는 이동 중에는 세끼, 기항지에서는 아침, 저녁 식사가 제공되고 수영장, 공연장, 면세점까지 다 갖춘 5성급 호텔이다.
둘째로 크루즈는 교통수단이다. 비행기로 이동할 때는 보통 아침일찍이나 저녁에 시티와 멀리 위치한 공항에 2~3시간 먼저 가서 기다리고 수속해야 된다. 그런데 크루즈는 보통 밤에 자는 동안 이동하고 아침에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여 기항지 투어를 하고 저녁이 되면 배로 돌아와 다음 행선지로 가는 식이다. 특히 유럽에는 공항에서 호텔 이동하니라 짐씨고 풀고 이동하고 수속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항상 동행하는 소매치기와의 눈치작전에서도 한결 걱정이 사라진다.
셋째 크루즈는 엔터테인먼트가 많다. 선장의 암벽등반, 트래킹, 수영장을 즐길 수도 있고 공연장에서는 댄스 타피, 뮤지컬 공연을 하기도 한다. 배에서 이동하는 시간이 좁은 의자에 앉아서 시간을 죽이는 게 아니라 멋지게 정장을 차려입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서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크루즈가 호텔 숙박비를 감안하면 비싸지도 않고 비행기로 여행하기 힘든 남태평양의 섬과 지중해의 나라들을 생각하면 여행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이제 크루즈이다.
2021년 10월 현재, 코로나 이후 이제 위드 코로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유럽의 관광선진국이 국경을 열기 시작했고 백신 접종률이 80% 이상이 되는 국가 간에 느 PCR 검사 음성 확인서 나 백신 여권 도입이 될 것 같고 방역 절차가 안정이 되는 2022년 10월경에는 크루즈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될 전망이다. 이미 나는 여행 버킷리스트에 크루즈 여행 몇 개를 담아두었다.
일단 시드니항에서 출발해서 뉴질랜드 남섬을 가는 크루즈이다. 망망대해 바다가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기도 하고 타이타닉의 디카프리오처럼 아내를 백허그하면서 소원을 빌기도 하겠다. 15년 전 유학생일 때 친구랑 같던 뉴질랜드 남섬의 밀포드 사운드의 빙하도 걷고 크루즈에서 뮤지컬도 보고 아침에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밤에 석양을 보며 잠들고 싶다.
7일간의 예행연습 같은 크루즈를 잘 마치면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해서 몰타, 그리스를 거쳐 이탈리아로 가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를 다시 한번 만나고 하몽을 씹으며 맥주 한잔하고 로마에서 휴일을 보내다 오는 것은 덤이다. 몰타 갔다가 그리스에서는 하늘하늘한 하늘색 옷 입고 포카리스웨트 마시고 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등산복이 아니라 전혀 관광객 같지 않은 제법 오래 산 것 동네 주민 같은 스마트 정장을 입고 다닐 테다.
시드니, 멜버른, 태즈메이니아 호주 해안을 돌 수도 있고 타히티, 보라보라의 프랑스령 태평양섬들을 지나 하와이까지 원시 자연을 쫒았던 고갱처럼 아님 이 섬들을 처음 발견한 캡틴 쿡처럼 미지의 세계를 갈 수도 있다. 저 멀리 연중 따뜻한 카리브해에서 코로나 맥주에 마셔도 좋고, 시애틀 가서 알래스카 라임 꼽고 마시면서 즐겨보는 것이다.
정말 인생은 짧고 갈 곳은 많다. 안전한 항을 떠나 망망대해로 나갔을 때 멀리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과 낯선 사람들이 처음엔 두렵고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곧 호기심과 흥분으로 바뀐다. 함께 웃으며 새로운 인연이 되고 새로운 익숙함으로 변하면서 몰랐던 세상을 경험하고 우리의 마음의 크기도 한층 커진다. 많은 경험을 했다며 세상 모든 것을 다아는 양 꼰대가 되지 않게 항상 여행자의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1950년 에 태어나서 쉬지 않고 일하신 부모님과 인생의 선배님들에게 이제까지 정말 고생 많이 했으니 크루즈 여행도 즐기시고 건강하게 인생의 후반전을 사시라고 응원해드리고 싶다. 정말 기회가 되어서 시드니에서 크루즈에서 가이드로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하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