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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이작가 May 05. 2023

이집트 여행 #4

카이로에서 1박 2일을 인솔자 시점에서 

패키지여행은 하이라이트는 다보는 것 같은데 뭔가 아쉬운 게 있다. 예를 들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며 스타벅스 커피 한 잔 하고 멍 때리는 여유가 없다. 그래도 네이버에 블로그를 검색하며 관광지, 맛집, 교통편, 가격, 주의사항 등 등 알기 위해 시간 쓰고 따로 걱정할 거 없고, 가이드한테 현지 정보를 들을 수도 있고 같이 가는 일행들이랑 알아가는 재미도 솔솔 하다. 여하튼 가성비 최고이고 아쉬워서 다시 그 여행지로 자유여행 가야겠다는 맘이 생기기도 한다.  


룩소르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일주일 만에 카이로로 돌아왔다. 첫날 잠시 공중교회, 모세교회등이 있는 구카이로(old Cairo)를 반나절 본 게 전부이지만 뭔가 도시에 와서 와이파이(wifi)도 잘 터질 것 같고 내일이면 요르단으로 가니 이집트 일정을 잘 마친 것 같아서 맘이 한결 가볍다. 인솔자 입장에서는 현지 이집트 가이드와 힘든 투어 선방하며 잘 끝냈다는 안도감이 든다. 이제 나도 좀 놀아봐야겠다.  


이집트 박물관에 사람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목요일 아침인데 공항에서 이집트 박물관 가는 길에 교통체증이 심하다. 목요일부터 일을 안 하고 가족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일자리도 별로 없고 특히 여성이 일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기야 식당을 가도 나이 많은 남자들이 서빙하고 또 담배 피우고 하는 모습이 평범했다. 우리 가이드는 무능한 이집트 남자랑 이혼하고 애를 혼자 키우며 열심히 사는데 내가 며칠 신경빌을 부린 것 같아 좀 미안하다. 떠나려고 하니 정이 들었다. 살아생전 다시 이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음팀 다시 만들어서 또 만나야지 하는 약속을 한다. 그리고 이런저런 맘은 말보다 팁으로 전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마음의 거울이다.  


이집트 박물관은 기대이하였다. 세계 관광객들이 다 모여있는 것은 응당 예상했는데 고대 이집트 유뮬들이 다이소처럼 너무 저렴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역시 가난한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한계가 있구나 싶다.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는 2층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데 사진촬영이 안되는 것은 이해하더라도 인파와 소음에 집중하기는 힘들었다. 여하튼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이라고 해서 2023년 4월에 곧 오픈이다. 이전해야 될 것 같은 게  4000~5000년 고대문명의 발상지, 이집트인데 현재의 이집트 박물관으로는 찬란한 조상의 역사를 담아내기에 너무 허술하였다. 

함께 행복하게 이집트 여행을 마무리하고 기쁨의 점프

가자지구로 간다. 가장 큰 피라미드인 쿠푸왕의 대피라미드는 70여 개의 피라미드 중에서 가장 커서 유명하고 밑변 230m 높이 140m로 화강암으로 만든 쿠푸왕의 무덤이다. 초기에는 외벽을 하얗게 모래사막에서도 햇빛을 반사되어 반짝 빛나게 했다는데 지금은 육중한 2t 화강암 덩어리가 보이며 걸어서 입구로 올라갈 수도 있다. 


캬~~ 역시 날것이 주는 감동, 다이소 같은 박물관이 아니라, 거친 사막 한가운데 4000년의 시간을 견디고 서있는 피라미드, 육중한 근육을 가진 거친 남성미가 느껴지기도 하고 파아란 하늘아래 누런 땅을 딛고 살포시 앉아있는 폼이 여성스럽기도 하다. 밖을 보면 단순한 디자인이 주는 현대미술의 모더니즘 같기도 하고 내부는 여전히 현대과학으로도 풀지 못한 미스터리 한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다. 여하튼 파아란 하늘아래 보이는 건축물이라고는 피라미드 밖에 없으니 사막 한가운데 더욱 빛난다. 내 맘속에도 쑤욱 들어온다. 피라미드!!



그리고 스핑크스, 코가 잘린 나간 것은 알라딘이 앙탄자를 타고 가다가 공주한테 한 눈팔다가 부딪혀서 깨어졌다는 설이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가장 설득력이 있다. 나도 이 이론을 믿고 싶다. 그러나 어른들은 나폴레옹 때 대포를 잘못 조준해서 날아갔다는 설과 이슬람세력이 침범했을 때 코가 잘렸나 갔다는 설을 거론한다. 스핑크스의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짧게 봤지만 사진을 마구 찍어대며 일단 휴대폰에 저장해 두고 천천히 감동을 되새김질하려 한다. 사진이 예술이다. 잘 나온다. 좋은 사진 한 장만 잘 건져도 스핑크스 온 보람이 있다.  


이집트 마지막날은 고대 하이집트의 수도였던 사카라로 향했다. 최초의 피라미드, 계단식 피라미드인 조세프왕의 피라미드를 보러 카이로에서 다시 남서쪽으로 40Km를 달렸다. 사카라 맥주를 한병 들이키며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15세기 이탈리아의 미켈란젤로보다 3000년 전에 있었던 천재 임호텍을 생각한다. 사카라 맥주를 연거푸 서너 병을 마시고 이제 이집트를 떠난다.  이제 요르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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