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Bondi Beach -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
나의 고향 울산은 동해의 넘실대는 파도로 자갈이 동글동글해진 주전 몽돌 해수욕장, 모래사장이 좋아 헤엄치기 좋은 일산해수욕장, 바람이 불어 윈드 서핑하기 좋은 진하해수욕장처럼 바다가 가까운 도시이다. 그래서인지 난 바다를 좋아하는데 2001년 제대하고 필리핀 보라카이 섬에서 스쿠버 다이빙에 빠져서 PADI 다이버 마스터로 몇 개월을 지내기도 했다. 유학 와서는 골드코스트 (Gold Coast)의 서퍼스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에서 살았고 에메랄드빛의 퀸즈랜드(QLD) 주의 누사 비치, 선샤인 코스트, 에일리 비치, 캐언즈 북쪽의 포트 더글라스의 비치까지 바다수영, 스노클링 참 많이도 했다.
시드니에도 비치가 많다. 북쪽 끝에 팜비치(Palm) 부터해서 디와이 비치(Dee why), 맨리 비치(Manly), 발모럴(Balmoral), 쿠지(Cooge) 그리고 남쪽의 크로 놀라(Cronolla)까지 개성이 강한 다양한 비치가 있다는 것이 정말 축복이다. 그중에서도 하나만 꼽으라면 본다이 비치(Bondi)이다. 북쪽 North Bondi RSL부터 남쪽 Iceberges Club까지 1Km의 모래사장이 일단 시드니 최고의 비치라고 뽐내는 듯 모래가 곱고 넓다. 게다가 1907년 인명구조요원이 가장 먼저 생긴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노랑, 빨강으로 된 깃발 사이에서는 수영하고 깃발 밖으로 서핑을 한다. 특히 깃발 사이(Between the flags)에서 상어나 해파리를 막기 위한 그물과 안전요원(Life Guard)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북쪽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얕은 수심의 수영장인 락풀(Rock pool) 이 있고 파도 역시 10을 가장 센 것으로 칠 때 4 정도로 무난해서 첫 서핑 연습도 하고 서핑스쿨도 이쪽에 있다. 반면 남쪽은 파도 10중에 7이나 될 정도로 센 편이다. 겉으로 보면 잔잔해 보일 수 있지만 립(Rip current)라고 해서 물속에는 해안의 반대방향으로 끌어당기는 조류가 발생을 하고 바위가 많아 부딪치거나 떠내려가는 등 사고가 많이 나는 곳이다. 현지 사정을 모르는 백패커들이 이곳에서 수영을 하다가 사고를 많이 당하기도 해서 백패커 포인트라고 한다.
본다이에서 인생 첫 서핑에 도전해보자. 내 옆구리에 쏙 들어가는 가볍고 작은 보드가 아니라 초보용은 따로 있다. 내 키 보다 훨씬 큰 3M의 스티로폼으로 된 롱보드이다. 이 보드에 래쉬(lash)로 발목이랑 연결이 되어있으니 물에 빠지면 보드만 잡고 있으면 된다.
일단 물에 들어가기 전에 모래사장에서 패들링과 일어서는 동작을 연습한다. 이제 차가운 남태평양 바다가 내 몸에 닿도록 물로 들어가 보자. 감당할 수 있을 깊이까지 들어갔다면 보드 위에서 누워서 하늘도 보고 파도의 움직임도 느껴보자. 그러다 올라탈만한 파도가 오면 파도의 속도에 맞게 패들링을 해서 보드가 파도 위에 올라갔다는 느낌을 가진다. 그럼 가슴 앞에 있는 팔을 쭉 펴고 일으킨 후에 균형을 잡으며 두 다리로 보드 위에 올라선다. 이때 중요한 게 항상 시선은 앞으로 보고 엉덩이를 낮춰서 무게중심을 잘 잡아줘야 된다. 아주 말은 쉽다. 바로 테이크 어프(take off) 자세이다.
물놀이했으니 배도 엄청 고플 테고 빨리 맛있는 것을 먹어줘야 된다. 가까이에 있는 파빌련(Pavilion)의 Bucket list 바에서 타코, 버거, 피시 앤 칩스에 맥주이나 샹그릴라 저그를 먹으면 좋을 것 같아. 타코는 멕시코 샌드위치인데, 바싹한 또르티아에 양상추, 토마토, 치킨을 넣어서 만든 핑거푸드(finger food)이라 간단하게 먹기 좋다. 그리고 샹그릴라는 레드와인에 레몬, 수박, 소다수 등을 넣어서 시원하게 마시는 술이다.
아니면 제대로 통유리에 오션뷰를 멋지게 즐기고 싶다면 아이스버그 (Icebergs)로 가자. 하얀 테이블보에 테이블이 정렬되어있는 Dining Room은 3코스 다이닝(A la Carte)이 가능하며 정돈된 분위기에서 뷰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다.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비스트로 (bistro) 나 2층으로 가서 햄버거, 스테이크, 피시 앤 칩스처럼 캐주얼하고 소파나 바등에 둘러앉아서 조금 시끌벅쩍하게 먹을 수도 있다.
식사를 하고 Iceberg club에서 나와 해안 둘게 길을 걸어보자. Cooge 비치까지 해안을 따라서 총길이 6 Km인데 아기자기한 숨겨진 비치들이 많다. 먼저 20분 정도 가면 타마라마(Tamarama), 40분이 되면 BBQ 시설과 락 풀이 좋은 브론트 비치(Bronte)가 나온다. 욕심을 더 낸다면 공동묘지 (Waverley Cemetery)를 지나 30분 더 가면 크로 벨리(Clovelly)는 스노클링 포인트로 유명하고 곧이서 쿠지 비치가 나온다. 쿠지까지 걸았다면 맥주 마실 펍이 많은 것 선물이다. 쉽게 본다이라고 얘기했지만, 사실 본다이에서 쿠지까지의 해변, 트래킹, 레스토랑, 쇼핑처럼 하루가 아니라 며칠 와도 지루하지 않은 곳이다.
서핑의 테이크 어프(take off)느 보드에서 몸을 떼는 것이다. take off는 사전적으로 비행기가 "이륙하다" 뜻도 있고 off 가 들어가면 "끊어내다" 란 뜻도 있다. 땅에서 바퀴를 떼어내야 이륙을 할 수 있고 보드에서 가슴과 무릎을 떼어내야 일설수 있는 것이다. 배는 항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배는 바다로 나가기 위해 존재한다. 이 넓은 호주까지 온 20대 청춘들에게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호주 여행을 통해서 사회적 책임과 관습을 끊어내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을 하고 해서 자신의 색깔, 정체성, 아이덴티티(Identity)를 찾기를 바란다. 진짜 제대로 넓은 인생으로 테이크 어프(take off) 해보시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