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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인간 Mar 17. 2022

끝까지 하면 끝까지 간다.

불을 끈 앵무새

“이제부터 여기서 편히 지내렴. 환영해!”


옛날 앵무새 한 마리가 자신이 살던 숲을 떠나 다른 숲을 찾아갔다. 이 숲에서 사는 날짐승과 길짐승들은 앵무새에게 텃세를 부리지 않고,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덕분에 앵무새는 그 숲에서 편히 지낼 수 있었다.


‘아무리 여기에서 잘 지내고 있고, 저 친구들이 나를 아껴주지만, 내 집은 따로 있으니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앵무새는 작별을 고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몇 달 뒤, 앵무새가 잠시 머물러 있던 그 숲에 불이 났다. 타오르는 불은 온 숲을 삼킬 듯 넘실댔고, 동물들은 오도 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다.


   마침 앵무새가 근처를 지나다가 그 광경을 보았다. 그는 망설임 없이 물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날개에 물을 가득 묻히고는 숲으로 날아갔다. 그러고는 날개를 힘차게 푸드덕거렸다. 날개에 물을 묻혀와 불을 끄려는 것이었다.


“앵무새야, 너는 어찌 이리 어리석은 것이냐? 이 숲은 수천 리에 달하는데, 네 작은 날개에 묻은 물 정도로 저렇게 큰 불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천신이 앵무새를 불러 말을 걸었다. 그러자, 앵무새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 마음은 매우 넓으므로 부지런히 힘쓰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불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 몸이 다하도록 불을 끄지 못하면, 저는 다음 생의 몸을 받아 반드시 불을 끄고야 말 것입니다.”


   앵무새의 말을 들은 천신은 진심으로 감동했다. 잠시 후 천신은 큰 비를 내렸다. 그러자, 불은 모두 꺼졌다.


- 고대 인도 설화집 카타사리트사가라 중 ‘불을 끈 앵무새’ -  



“와, 정말 대단해. 비결이 뭐야?”

“포기하지 않은 거. 끝까지 한 것 외엔 없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내는 사람이 있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전부 다른 그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불을 끈 앵무새도 똑같다. 사실, 불을 끈 건 앵무새가 아니라, 천신이었다. 하지만, 그는 굳이 비를 내려 산불을 끌 이유가 없었다. 천신의 마음을 움직인 건, 앵무새였다. 앵무새의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불을 끈 것이다.


   현실에는 비를 내려 큰 불을 꺼주는 천신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앵무새와 같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히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뭔가를 이룬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무언가를 이룬 사람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원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은 늘 쉽지 않다. 우리는 그 길에서 수많은 이유들을 만난다. 지금 포기하고, 그만둬야 할 합리적인 이유들 말이다. 그것들이 당신의 귓가에 포기를 종용할 때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저명한 예술 평론가이자, 작가로 활동했던 John Ruskin의 말을 떠올려 보길 바란다.


모든 것에서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 사이의 궁극적인 차이는 인내다.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 무한한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 아직 힘은 약하지만 인내심이 많은 사람은, 힘은 있으나 조급한 사람을 반드시 이긴다.


기억하라, 끝까지 하면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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