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이 부실한 이들에게
브런치에 꽤 오랜만에 나타났다.
사실 일에 쫓겨 브런치를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작가님의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라는 글 발행 안내 팝업이 떠서 출석 도장 찍으러 왔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흰우유' 마시기다.
아니 그것보다, 흰우유 예찬론자가 되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흰우유를 잘 마셨다. 학교에서 매일 나누어주는 흰우유를 버리지 않고 꼬박꼬박 마셨고, 방학 때 먹으라고 박스 채로 지급하는 멸균우유도 좋아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나의 삶에서 흰우유는 오랜 기간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아예 안 마신건 아니지만 의무적으로 마실 일이 없다보니 흰우유는 커피나 다른 음료에 우선순위가 밀리기 일쑤였다.
그랬던 흰우유가 다시 나의 삶에 들어왔다.
임신 이후 이래저래 먹을 것들의 종류를 자제하기 시작하면서, 칼슘도 보충할 겸 다시 흰우유를 매일 사먹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는 그뿐이었다. "칼슘 보충 겸 아기의 성장을 해치지 않을 음료 찾기".
그런데 왜 갑자기 흰우유 예찬론자가 되었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건강이 회복되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임신하고 몇 주 동안 잇몸에서 계속 피가 났다. 꽤 오래동안 그랬다. 잇몸이 시린것은 물론이고, 양치할 때만 나던 피가 평상시에도 조금씩 스며 나오기 시작했다.
약을 먹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피가 멈췄다.
양치할 때마다 뱉어내던 피 섞인 치약거품이 그렇게 보기 싫었는데, 피 색깔이 섞여 나오지 않았다!
오? 뭐지?
몇 일을 더 두고 보았다. 더 이상 피가 나오지 않았다.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생활 패턴 중 바뀐 것이라곤 흰우유를 매일 챙겨먹기 시작한 일 밖에 없었다.
그렇구나!!!
나는 그 이후 흰우유 예찬론자가 되었다.
과학자가 아니기에, 스스로 그것을 증명해낼 수 있는 실험을 해본것도 아니지만 분명 흰우유가 잇몸을 튼튼하게 해준 원인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흰우유 효능에 대한 뇌피셜을 혼자 강화하면서 여전히 흰우유를 매일 마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