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우리가 너무 시끄러웠던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그 때 3. 고등학교
지금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서 놀면 된다는 이야기를 3년 동안 듣는다. 하지만, 현실은 들어왔던 이야기와는 다른 세상이다. 어쨌든,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면서도 피곤함에 가득차서 나도 모르게 내려오는 눈꺼풀을 주체하지 못한다.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아침 일찍 학교 도서관을 가지만 책상에 엎드려서 시작하는 일은 다반사였다. 피곤으로 책상으로 떨구어진 고개를 드는 일은 인생의 난제 중 하나일만큼 어려운 일이다.
나는 지금 갓 여고생이 되어 책을 받기 위해서 학교에 간다. 중학교 친구들과 같은 반이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날 우리가 너무 시끄러웠던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괜히 웃음이 난다.
고등학교 에피소드 하나, 고1시작
고등학생이 된 첫 날, 아직까지 중학생이랑 크게 다른 점을 모르겠다. 다행히도 중학교 때 같은 학교 친구들이 있어서 쉬는 시간에 같이 모여서 수다를 떨곤 했다. 사실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그럭저럭 다들 하는 것 같다.
첫 시험을 친 날이었다. 지금도 그 날은 정말 충격이었다. 그래도 중학교 때까지는 순위가 그렇게 낮지 않았는데, 인문계라서 그런지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 생각 해보면 꿈도 없이 어떻게 그렇게 공부는 하려고 했는지 신기하다.
“야, 너 저 때 울고 있는 거야?”
“충격이었어. 그래도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 잘 한다는 축에 들었는데.”
“하긴, 고등학교 과정은 다르긴 다르지!”
“그래도 첫 시험에서 엄마가 격려해 주셨던 것이 기억이 나네.”
그렇게 나의 고등학교 첫 시험은 충격이라는 단어로 떠 올리는 기억이 되었다. 돌이켜 보면 내가 커서 정작 뭐하고 싶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없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인 것인데, 그 때는 시험 성적 하나 하나가 정말 인생이 살고 끝나는 의미였다.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를 지나서 1952년 6.25전쟁 후 폐허 속에 기적처럼 성장한 나라이다. 한 반에 수용할 수 있는 학생 수는 한정되어 있었고, 인재를 뽑을 때 뽑을 수 있는 수는 한정 되었다. 선생님 1인당 맡아야 할 학생 수도 많았다.
지금의 교육제도는 그 당시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구조일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의 성장이기 때문에 다음 세대가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을 수 밖에 없다. 자유학기제 등이 시행되고 있지만, 근본적이 변화가 더 필요하다.
요즘의 고등학생들도 이전보다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시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시험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시험을 위한시험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변할거라 믿는다.
흑흑흑...
어디서 우는 소리가 들린다.
“야, 운다.”
“누군데?”
“유리”
“몇 개 틀렸다는데?”
“1개”
“뭐라고? 한 개 틀렸는데 저런다고.”
“우리 나가서 죽자.”
정말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한 개 틀렸는데 저런다고? 같은 나이로서는 이해가 안 되었는데, 어른의 심정이 되니 아마도 한 문제 틀린 것이 굉장히 아까웠거나 엄격한 부모님이나 학원의 지도를 받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어쨌든 시험기간은 지나가고, 시간이 흐르면서 반 친구들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K 너는 이해가 돼?”
“저 친구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까.”
“하긴 저 때는 이해가 안 되었는데, 지금은 이해가 돼.”
“항상 여러 방면에서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어. 어, 근데 쟤 누구야? 교실 창문을 넘어가고 있는데”
“크크 현지네.”
아마 어떤 아이돌 가수가 온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야간 자율 학습 시간의 줄임말인 야자시간에서 도망쳐 공연을 가려는 친구가 있었다. 그녀의 한 발은 이미 교실 창문을 넘어간 상태였다. 그때였다.
“현지야!”
딱 그 순간에 선생님이 오신 것이었다. 결국 그녀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고, 창 밖으로 나가있던 발은 다시 교실 안으로 들어와야 했다. 사실 공연 보려고 한 친구들은 이미 간 상태였는데, 현지는 늦게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 현장을 지켜보고 결국 웃음이 터지고야 말았다. 그녀는 결국 보고 싶었던 공연을 보지 못해서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그리고는 걸린 것이 웃겨서 울고 웃었단다.
고등학교 에피소드 둘, 독서실
중학생 시절에는 집 건너 독서실을 친구들과 갔었는데, 고등학생이 되어서 학교 근처 독서실을 친구들이랑 잡아서 시험 기간 동안 공부하곤 했다. 중학교 때 친했는데 다른 고등학교를 간 친구들이랑 주로 갔다. 개인들 책상 위에 있는 서랍장을 열고 책이랑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공부할 때, 음악은 필수다. 불을 켜고 정리하고 바로 공부하면 되는데 왜 휴게실은 가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 공부하기 싫었나 보다.
“독서실 자주 가는 것 같은데?”
“K, 난 공부를 즐겼다니까.”
“근데 왜 바로 공부 안 하고 휴게실에 가?”
“그건 말이지... 준비 하는 거야.”
“웃기시네.”
“야, 뭐가 웃기다고! 공부 할 거라고.”
항상 열심히 공부하려고 정말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어떤 과를 가야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도 없었으니 무슨 제대로 된 공부였겠는가?
“나는 고등학교 때는 이미 길을 정하고, 그것을 위해 공부든 연습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해.”
“K의 생각에 나도 동감이야.”
“성공이란 기준은 다르지만, 많은 성공의 길을 걸은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그와 관련된 것을 공부하고 연습하는데 노력하잖아.”
“그러게! 너 좀 있어 보인다.”
“뭘 이 정도 가지고. 아직 100분의 일도 안 보여줬어.”
“역시 너의 자신감은 손, 발 다 들었다.”
K와 나는 웃으며, 잠시 꿈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뭔가 자신만의 미션과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쪽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눈이 내리는 날이다. 친구와 나는 열심히 펜을 굴려가며 문제를 풀다가 눈꺼풀이 저절로 내려오면 어쩔 수 없이 엎드려 있다가 다시 일어나서 또 문제를 푼다. 시간이 지나면, 친구든 나이든 한 명이 일어나서 다가간다.
“우리 좀 쉬자.”
“공부 좀 했나?”
“완전 열심히 했다.”
“나도”
“자는 것 같던데?”
“무슨”
“눈 쌓였다.”
“진짜? 그럼 눈싸움 하러 가자.
“다 죽었다. 다 죽었어.”
친구와 나는 우리가 정한 쉬는 시간에 하늘에서 하얗게 내려 아주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쌓인 눈이 있는 공터로 달려갔다. 물싸움, 눈싸움 등 이런 놀이를 왜 그렇게도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친구와 나의 눈싸움이 시작된다.
우선 오른손, 왼손 양 손을 이용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 해서 눈을 모은다. 그리고 다른 편에서 공격 준비 중인 친구에게 몰래 다가가서 얼굴에 왕 눈뭉치를 쏟아낸다. 뭐가 좋은지 우리는 웃음이 끊어질 기미도 없이 웃어대며 서로 공격을 해 댄다. 1시간이 흘렀을까? 그렇게 한 바탕 시간을 보낸다.
“좀 하는데?”
“장갑이랑 옷 다 버렸다.”
“집에 가자.”
힘들었던 학창 시절은 이렇게 같이 있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히도 잘 흘러갔다. 혼자였다면, 이유도 모르고 한 공부를 그렇게 계속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친구와 같이 독서실에서 공부도 하고, 때로는 쓸데없는 이야기도 하고, 눈싸움도 하고 나니 하루가 벌써 다 지나가고 말았다.
"K, 고등학생이 되면서 팝송의 세계에 조금씩 빠져 들었어."
"팝송 많이 들었어?"
"나는 마니아 친구들처럼은 아닌데 조금씩 들었지."
"팝송 좋은 노래가 많지."
"머라이 캐리가 참 유명했어. 보이즈 투맨도 그렇고."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친구가 진짜 좋아했지."
"이번 크리스마스에 같이 불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