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만능주의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두운 이유(2)

by drjyun

한국인은 호모필릭하다. 한국인은 동질하다. 그런데 인간은 본능적으로 계급과 지위를 구분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은 "돈"을 통해 이 계급과 지위를 나누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인종으로 구분한다.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기 때문에 "돈" 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인종으로 구분하기가 더 쉽다. 근데 한국은 모두 동질적이다. 인종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래서 역시 겉으로 보이는 "돈"으로 구분하기가 더 쉽다. 어디에 사느니, 무슨 자동차를 가지고 있느니, 무슨 명품을 가지고 있느니 등으로 나누기 쉽다.


저출산 만큼 요즘 많이 듣는 말이다. 여러 OECD 국가 중 한국인만 "돈"을 1순위의 가치로 둔다는 점이다. 이것이 단순한 설문조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다면 다행이다. 그게 아니면 뭔가 불편하지 않나.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그 다른 어떤 나라도 이루지 못한 성취이다. 근데 어느 순간 대한민국은 잔치레 병이 너무 많아 진 것 같지 않나. 선진국들도 이미 저출산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도 요즘 젊은 세대들은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며 아이 또한 낳지 않거나 1명만 낳는 경우가 많아 졌다. 내가 말하는 잔치레 병은 "기울기"이다. 너무 가파르게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나며 통계적 수치가 감소한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많은 사람들도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세계 최대의 자본주의 국가가 왜 돈을 싫어하겠나. "돈"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현상 역시 "기울기"이다. 단순히 통계적 기울기가 아니라 이러한 경향성이 좀 더 보편적이며 극단적이라는 점이다.


물질 만능주의는 "돈"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영구적이지 않고 일시적인 유형자산을 일컫는다. 물질 만능주의 가치는 나의 기준이 아니라 남이 만들어준 기준이다. 유명한 유투버가 말한다. 진정한 부자는 현금흐름의 자산보다 주식, 건물, 부동산 같은 자산을 가진자라고. 아쉽게도 모두 영구적이지 않다. 누군가 나한테 말한다. 서카포연고대 학부를 들어가야 한다고. 학벌 또한 영구적이지 않고 일시적이다. 나는 지방에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에 산다. 근데 강남에 사는 친구가 말한다. 너는 부자가 아니라고. 역시나 상대적인 비교이고 남이 만든 기준이다. 모두 다 물질주의다. 그러나 물질 자체보다 문제는 "만능주의"라는 단어다.


물어보겠다. 방금 일거한 유형자산, 학벌, 강남에서의 삶 등 모두 가지고 싶지 않나? 당연하다 나도 마찬가지로 가지고 싶다. 물질은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의 산물이다. 물질 자체는 나쁜 것이 결코 아니다. 물질은 인간 사회의 윤활유이며 자본주의의 근간이다. 기업을 성장시키며 국가를 선진국으로 만든다. 파이 자체가 커진다. 하지만 이것을 1순위로 놓는다면? 물질 만능주의가 된다. 눈에 보이는 유형자산으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사람들에게 순위를 매기고 내가 그 순위 위에 있다면 내가 더 유능하고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뇌과학 실험에서 인종 차별주의 기저를 규명했다. 암묵적이고 무의식적으로 racial implicit bias가 있다. 자가보고에서는 "나는 차별하지 않는다, 나는 인종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라고 말하지만 나의 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겉으로 그렇게 드러내고 싶지 않아도 암묵적으로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이 가진 자산으로 나는 그를 평가한다. 이 점이 한국사회에서, 한국인에게 나타나는 물질 만능주의 현상이다.


내가 한국에서 유능한 기득권이라면 "보편적으로" 나의 자녀는 이 정도 "이상의" 고등학교(요즘은 국제고등학교가 대세다. 얼마 전에 미국 유펜 대학에 한국 국제고등학생들이 견학온 것을 보고 난 경악했었다.)를 가야하며 이 정도 "이상의" 대학을 가야한다. 내 자녀가 이것을 성취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이러한 가치와 정서때문에 대한민국의 교육이 무너졌다(개인적으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 나중에 심도깊게 다루겠다). 강남의 엄마가 나한테 물어본다. 군대가서 뭘 하냐고. 군대가서 뭘 "배우냐"도 아니고 그냥 뭘 하냐고 물어본다. 당연히 나는 할말이 없다(쉽게 말하자면 이분들은 학벌, 공부 외적으로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뭐 어짜피 내 자녀도 의사가 되거나 과기대 박사과정을 간다면 현역 병사로 근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분의 자녀도 분명 이 정도 "이상의" 학벌이 있어야 할 듯 하다. 이러한 정서 때문에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한 사건도 있었다. 실명을 말할 수 없지만, 이렇게만 말해도 독자분들은 아실 듯 하다. 그 분들의 자녀도 이 정도 "이상의" 학벌 때문에 가족이 올인을 했으니까.


사람 마다 가치의 순위는 다를 수 있다. OECD가 실시한 설문조사도 "평균적인" 수치일 뿐이다.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나의 자녀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아쉽지만 우리 모두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대학을 갈 수가 없다. 세상은 수요와 공급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앞서 나열한 자산을 가지지 못하고 기득권들이 만든 기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우리 사회는 이런 분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유명한 유투버가 말을 한다.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고.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사회는 없다. 우리 모두 같은 가치를 가질 수도 없다. 우리는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한국인은 좀 더 유연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자녀가 이 정도 "이상의" 대학을 못들어가도 그래도 살기 괜찮은 사회.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는 사회. 내가 강남에 살지 못해도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는 사회. 남에 의한 기준이 아닌 내 기준으로 살 수 있는 사회. 정치와 시스템이 이런 것들을 바꿀 수 있을까. 두개 모두 사람에 의해 정해진다.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왜 미국 뉴저지까지 한국 학원들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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