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추인 백두대간은 8대 종산을 축으로 뻗어나간다. 8대 종산은 백두산,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덕유산, 치악산, 그리고 장안산을 의미한다. 호남금남정맥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장안산 방화동 계곡에 자리 잡고 있는 특별한 가족 쉼터인 방화동 자연휴양림을 찾았다.
방화동 자연휴양림으로 가기 위해서는 전라북도 장수를 지나야 한다. 장수군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사이에 위치한 분지형태의 지역으로, 큰 산들 사이에 아담하게 작은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주변에 대전-통영 고속도로와 새만금-포항 고속도로가 지나면서 과거에 비해서 접근성이 상당히 좋아졌다. 이제 서울에서 출발하면 3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가 되었다. 장수군 지역은 고도 400m가 넘고 산지가 70% 이상을 차지해서 여름에는 시원한 피서지역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장수읍에서 방화동 자연휴양림까지는 약 20분 정도가 걸린다. 잘 포장된 19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7km 정도를 달리다가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당재터널을 지나 고갯길을 내려가면 방화동 자연휴양림을 만날 수 있다. 당재터널을 지날 때 멀리 산들의 풍경이 이어지는데, 남쪽 지리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읍내까지는 거리가 멀지 않고 도로도 잘 포장되어 있기에 차를 타고 나와서 저녁을 먹거나 장을 보기에도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방화동 계곡과 안내도
휴양림 입구와 휴양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그 규모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소박한 자연휴양림이라고 생각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상당한 규모의 가족 휴양 마을이었다. 입구 쪽에는 웅장한 휴양관이 있었고, 목재문화체험관과 다문화 체험관, 오토캠핑장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차를 타고 조금 더 들어가면 산림문화휴양관과 통나무로 만들어진 숲 속의 집, 산림욕장 등이 길게 이어졌다. 전체를 둘러보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겨울철이라서 아직 많은 시설들이 공사 중이었고, 시설 보수를 위해서 예약을 받지 않는 숙소도 있었다. 숲 속의 집을 예약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는 가족휴양동을 예약할 수밖에 없었다. 투룸 구조로 만들어진 휴양동 객실도 방과 거실로 넓게 잘 빠져있고 방마다 큰 창이 있어서 자연 풍경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가족휴양관 객실
휴양관에서 계곡으로 가는 길
다문화체험동과 계곡
집을 풀고 계곡 쪽으로 내려가보았다. 휴양관이 언덕에 위치해 있기에 제법 많은 계단을 걸어서 계곡으로 향했다. 모든 건물이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고 상당히 관리가 잘된 모습이었다. 보기에 부족한 것 없이 모든 것이 최고였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가장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본 숙소가 다문화체험동.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방이 있었는데 어떤 모습인지 하룻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차고 다시 휴양림 안쪽으로 들어갔다. 자연과 어우러져 잘 꾸며진 산책로가 눈에 들어왔다.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나무들과 맑은 물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기자기한 모습을 자아내고 있었다. 가장 먼저 오토캠핑장이 나왔고, 다시 한 적한 길을 지나니 갈림길이 나왔다. 갈림길에서 직진으로 가면 산림문화휴양관이 나왔고, 다리를 건너서 가면 숲 속의 집과 계곡을 따라서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었다. 조금 더 가니 숲 속의 집 지구가 있었다. 통나무집 총 4채가 있었다. 일부는 아직 수리 중이었고, 일부는 예약이 가능해 보였다. 한 채 한 채 웅장한 자태가 마음에 들었다. 바로 앞 쪽에 투숙객들만 오붓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계곡이 있어서 여름이나 가을에는 상당히 인기 있는 숙소로 보였다. 경쟁률이 높아서 예약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서는 산행길도 이어진다. 장안산과 덕산계곡로 이어지는 길이다. 조금 난이도가 있는 길을 원한다면 방화동가족휴가촌에서 덕산계곡을 지나 범연동, 장안산에 이르는 등산코스를 선택해도 된다. 아쉽게도 살포시 겨울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산책을 즐기지 못하고 다시 차를 돌렸다.
숲 속의 집 가는 길
산림문화휴양관
숲속의 집
방화동 생태길
내려오는 길에 오토캠핑장과 목재문화체험관에 들렸다. 이곳의 오토캠핑장은 자동차 캠핑을 위한 최적의 환경과 시설을 갖추고 있어 캠퍼들이 가장 선호하는 캠핑장으로 손꼽힌다. 규모는 최대 300여 팀을 동시 수용할 수 있고 주차공간과 이어진 캠핑장이 마련돼 있고 취사시설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완벽히 갖춰져 있었다. 캠핑장 옆으로 식당과 매점이 있어 간단한 식사나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어 보였다.
오토캠핑장을 지나서 아들과 함께 목채공방 체험을 위해서 다시 목재문화체험장으로 향했다.
목재문화체험장은 웅장한 규모로 전시동과 다문화동으로 꾸며져 있었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해 시계, 책꽂이, 도마 등의 제작이 가능했다. 우리 가족은 1만 원의 교재비를 내고 목공 체험을 진행했다. 40분 정도 열심히 사포질과 망치질을 해서 근사한 쟁반 하나를 만들었고, 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멋진 목공 작품을 가지고 숙소로 향했다.
방화동 자연휴양림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절 새로운 옷을 입고, 그때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특별한 자연휴양림이라고 한다. 전라도 장수를 들린다면 가족 숙소로서 꼭 한 번 이용해 보길 강추하고 싶다.
인근의 맛집으로는 장수읍의 베트남 음식점을 추천한다. 전라도 장수에서 무슨 동남아시아 음식점이냐고 묻겠지만, 맛과 가성비가 최고다. 도심의 유명 베트남 음식점을 뛰어 넘어 베트남 현지의 어느 음식점보다 맛이 좋으니 방화동 자연휴양림에 들리면 한 번 맛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