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나를 찾아 떠나는 '삶의 조각찾기'
삶의 조각 찾기
내가 그를 만났던 것은 며칠 전이었다.
고향마을의 작은 언덕에서 우연히 그와 마주쳤다.
말이 없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그 친구.
그는 푸른 들녘이 바라보이는 언덕 위에 편안하게 누워서
멍하니 푸른 하늘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파랗게 물든 하늘에는
하얀 뭉개 구름이 둥실둥실 춤을 추며 지나가고 있었고,
숲 속에서 날아온 향긋한 아카시 꽃향기가
언덕 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산뜻한 산들바람이 살포시 볼을 스쳐 지나가며
따사로운 햇살을 잠시 식혀주었다.
반가운 마음에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잠시 후, 그 친구의 입에서 작은 한숨소리가 들렸다.
"에휴......"
그러더니 그의 볼에 살짝 눈물이 흘러내렸다.
무슨 걱정거리가 많은지 계속 한숨 소리가 이어졌다.
나는 그 친구를 위로해 주기 위해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가 인기척에 놀랬는지 깜짝 놀라며
눈을 뜨고 나를 바라봤다.
나를 바라보며 더 크게 펑펑 울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핸드폰을 보니 새벽 2시 30분.
오랜만에 꿈속에서 어린 시절 나를 만난 것이었다.
잠에서 깬 나는 기억을 더듬어 과거를 회상했다.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 40년 전.
그 기억은 나의 어린 시절로 향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보냈던 추억들이 하나하나 생각났다.
'그때는 그랬는데...'
울고 웃고, 행복하고 슬퍼하며 보냈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하나둘씩 떠올랐다.
그때는 알지 못했던
나와 우리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들.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된다.
내가 자라왔던 환경과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고, 또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날 새벽
나는 나의 진솔한 이야기를
글로 담고 싶어졌다.
또 하나의 꿈이 생긴 것이다.
그런 진솔한 이야기들이
어쩌면 나를 찾아가는 진정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나란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삶의 조각들을 맞춰본다.
지금껏 잊고 지냈던 삶의 이야기들을 담는다.
글을 통해
내 삶의 조각들을 찾아간다.
한 걸음 한 걸음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