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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ynn Aug 14. 2024

별, 구름, 숲을 즐기다. 증평 좌구산 자연휴양림

최고의 힐링 선물세트 

"여보, 어디 좋은 곳으로 혼자 여행이나 다녀와"

아내가 내게 주는 특별한 휴가. 오랜만에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이었다. 조용히 속에서 시원한 맥잔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숲나들e에 접속하여 자연휴양림 검색을 했다. 평일이라서 그럴까? 주말과는 다르게 몇몇 숙소들은 예약이 가능한 상황.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충북 증평 좌구산 휴양랜드가 눈에 들어왔다. 큰곰별이라는 3인용 숲 속의 집 예약이 가능했다. 혼자 여행하기에 딱 좋은 크기였기에 바로 예약을 했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죄구산 자연휴양림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걸렸다. 가는 길에 시원한 천연 광천수 초정약수 한 잔을 마시고 좌구산 휴양랜드로 향했다. 10여분 정도를 더 달리니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좌구산 입구가 눈앞에 보였다. 좌구산이란 이름은 산의 모양이 거북이가 앉아 남쪽을 바라보는 형상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산의 높이는 657미터로 근처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하다. 행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가 앉아있는 형상이기에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이 기(氣)가 좋은 좌구산 계곡을 찾아서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좌구산 자연휴양림 입구와 안내소

좌구산 자연휴양림 안내소는 입구가 아닌 산 중턱에 있었다. 구불구불 오르막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니 좌구산 자연휴양림 안내소가 나왔다.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담당자분이 직접 나오셔서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시고 키를 건네주셨다.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앞에는 집라인(줄타기)이나 숲 속 액티비티를 예약할 수 있는 휴양랜드의 예매소와 작은 동물 농장이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더욱 즐길 것이 많아 보였다. 

키를 받고 숙소로 향했다. 좌구산 속의 집은 안내소 건너편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가족이 머물 있는 방부터 내가 머문 3인용 작은 방까지 10여 채의 숙소들이 줄지어 놓여있었다. 

좌구산 숲 속의 집

내가 예약한 큰별곰 방으로 차를 돌렸다. 큰별곰과 작은별곰이 나란히 있는 놓여있었다. 좀 더 안쪽에 있는 숙소로 들어갔다. 3인용 숙소라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숙소는 기대 이상으로 크고 깔끔했다. 텔레비전과 밥솥, 에어컨, 그리고 드라이기와 수건까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큰 통창과 집 앞으로 넓게 펼쳐진 테라스였다. 큰 창을 열고 나가기 확 트인 숲의 풍경이 눈앞에 들어왔다. 내가 바라던 바로 그곳이었다. 우선은 짐을 풀고 휴양림 한 바퀴를 돌아보고 다시 돌아와서 맥주 한 잔. 그것이 내 계획이었다. 

숲 속의 집 큰별곰 

이제 본격적으로 휴양림 나들이에 나섰다. 

밖으로 나오니 주황색의 예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별무리하우스라고 불리는 연합 동이었다. 숲 속의 집과 더불어 좌구산 휴양림의 대표적인 숙소였고 2~3명이 여행을 온다면 별무리하우스에 묵어도 충분히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이곳에는 식당과 매점이 있어서 밤늦게까지 과자나 아이스크림, 음료 등을 구매할 수 있었다. 매점 뒤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서 약 15여분 정도를 걸었다. 자동차를 이용하면 금방 올라갈 수 있지만 그냥 걸어서 좌구산 정상 인근에 위치하는 전문대를 찾고 싶었다. 전문대로 이어지는 길은 은근 운치가 있었다. 차도였지만 지나는 차들이 거의 없었고 오롯이 나 홀로 그 길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더운 날씨가 만만치 않았다. 땀이 주룩주룩. 살짝 지쳐갈 즈음에 나무 잎 사이로 천문대의 모습이 살포시 보였다. 그리고 조금 더 오르니 천문대가 눈앞에 나타났다. 천문대는 유료로 운영되고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면 전시관과 영상 체험 등 다양한 천문 관련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밤에 오면 반짝반짝 별들을 즐길 수 있었다. 

좌구산 천문대에서 땀을 식힌 후에 다시 하산길. 오르는 길에는 힘들어서 몰랐지만 내려오는 길에는 보지 못했던 다양한 것들이 보였다. 멋진 산림욕 숲과 함께 집라인을 탈 수 있는 공간과 아이들만의 특별한 다람쥐 놀이터까지 숲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체험 공간들이 눈에 보였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모든 것들은 숙박을 하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했다. 길을 따라서 올라가다 보면 숲 명상의 집, 명상 구름다리, 좌구산 천문대가 있었고 중간중간에 놀이터와 농장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숙박이 아니라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적합해 보였다. 내려오는 길에 안내소에서 설명서 한 장을 꺼내서 읽어보니 산림 치유 프로그램, 숲 해설과 함께 집라인과 썰매장, 숲 속 모험시설 등 즐길 것이 가득했다. 

다시 조금 더 내려왔다. 천문대에서 숲 속의 집 입구를 지나서 다시 내리막 길을 내려왔다. 오는 길에 보았던 멋진 구름다리를 보기 위해서였다. 숲 속의 집에서 약 7~8분 정도를 걸어서 내려오면 근사한 구름다리가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구름다리 입구로 향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운영되는 시간이 오후 18시까지라고 적혀 있었다. 눈으로 봐도 상당히 긴 거리였다. 중간쯤 가니 바람을 따라서 구름다리가 흔들렸다. 살짝 떨리는 기분. 오우~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중간에 서서 다리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을 살폈다. 저 멀리 증평의 멋진 풍경이 그대로 펼쳐졌고 반대편으로는 좌구산의 계곡과 함께 산 위의 천문대가 저 멀리 보였다. 잠시 눈을 감고 바람을 즐겼다. 한 여름이었지만 시원한 계곡 바람이 내 뺨을 스쳐 지나갔다. 땀으로 젖은 내 몸을 산뜻하게 바람으로 샤워시켜 주는 그런 기분. 아무도 없었기에 두 팔을 위로 들고 바람의 싱그러움을 즐겼다. 

좌구산 구름다리
구름다리 중간에서 바라본 풍경
구름다리 풍경

실제는 아이가 된 것처럼 구름다리를 몇 번 오고 갔다. 보는 이들이 거의 없었기에 산책 겸 운동으로 구름다리 왕복. 바람에 흔들림이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좌구산의 계곡을 보고 싶어서 아래로 내려갔다. 산책로에서 들리는 계곡물소리를 따라서 아래로 내려갔다. 

물소리가 가까워졌다. 드디어 좌구산 계곡과의 만남. 

"와, 너무 맑다"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얼음 같은 맑은 물이 가득했다. 얼굴에 땀이 가득했기에 우선 시원하게 얼굴을 닦았다. 그리고 살짝 발을 담갔다. 아.... 진심으로 진심으로 너무나 시원했다. 특히 물이 깊지 않았기에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행복할 듯했다. 

계곡 구경을 마친 후에 다시 숙소로 올라왔다. 그리고 테라스에 의자를 펴고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셨다.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하늘을 바라봤다. 머리 위로 푸른 나무 잎들이 가득했다. 행복했다. 한 여름 나 홀로 즐기는 최고의 사치였다. 이런 소소한 행복을 찾아서 자연휴양림을 찾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오늘 내가 경험해 본 좌구산 자연휴양림은 숲의 아름다움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였다. 여름에도 좋고, 봄이나 가을, 겨울에도 계절마다 특별한 매력을 가진 곳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기를 기약하며 좌구산 자연휴양림을 하룻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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