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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ynn Aug 21. 2024

북녘 땅 가장 가까운 고요한 마을_두루웰숲속문화촌

오랜만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모시고 떠나는 자연휴양림 여행.

어디로 갈까 고민했다. 어머니의 고향 마을? 아버지의 군대 추억이 담긴 곳? 여기저기를 고민하다가 남부 지방에 폭우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곧장 북쪽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오늘 우리 가족이 머물 공간은 철원의 두루웰 숲속문화촌.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건물도 깨끗했고, 여러 가족이 머물 정도로 공간도 충분했다. 특히 철원에 있는 다양한 안보 관광지를 여행하기 최고의 장소였기에 우리 가족은 그곳으로 향했다.

처음에 가장 궁금했던 것은 두루웰이라는 이름. 찾아보니 두루웰은 철원을 상징하는 브랜드였다. 두루는 빠짐없이, 골고루, 널리를 표현하는 의미로, 철원의 대표 조류인 두루미를 연상시키고 Well은 좋은, 안락함을 표현한 것으로 두루두루 살기좋은 고장으로서의 깨끗한 자연의 이미지를 표현한다고 했다. 한 마디로 철원 상징인 두루미와 웰빙이 합쳐진 말이었다.

내비게이션에 두루웰 숲속문화촌을 치니 부모님이 사시는 천안에서부터 약 2시간 반 정도의 거리. 열심히 북으로 북으로 차를 달렸다. 다행히도 철원은 비가 내리지 않았다. 더운 공기 때문인지 차가운 공기가 쉽지 이곳까지 올라오지 못한 듯 했다. 얼마를 달렸을까? 시무시한 것이 눈앞에 보였다. 백골부대를 상징하는 해골 마크. 말로만 들었지 사실 처음 보는 백골. 이제 거의 최전방까지 올라온 듯한 기분이었다. 지도를 살피니 여기에서 휴전선까지는 15km 남짓한 거리였다. 맑은 날이면 눈으로도 북한의 최전방 기지를 볼 수 있는 북녘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였다.

휴양림 바로 앞에서 큰 호수가 있었다. 잠시 차에서 내려서 호수 주변을 둘러보고 바로 안내소 입구로 들어갔다. 간단히 휴양림에 대한 설명을 듣고 키를 수령했다. 사실 숙소의 가격이 14만 원~20만 원 정도로 비싸서 조금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전체 금액의 30% 정도를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고 있었다. 우리는 가장 큰 방인 금학산 방을 예약했는데, 지역상품권으로 6만 원을 돌려주셨다. 덕분에 고기와 음료수는 지역상품권을 이용해서 모두 구입할 수 있었다. 차를 타고 2~3분이면 갈 수 있는 바로 앞 지경리의 슈퍼마켓이나 대부분의 식당에서 지역상품권을 쓸 수 있었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키를 받아서 숲 속의 집이 있는 산 중턱으로 차를 몰았다.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해 것은 거실과 방, 화장실이 하나씩 있는 트리하우스.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 벚나무 방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명성산 속의 집과 우리가 머물 금학산 숙소가 나타났다. 명성산 방이 가장 뷰가 좋을 듯했으나 공사 중이었기에 그다음으로 뷰가 좋을 듯한 금학산을 예약했다. 2층으로 근사한 속의 집이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띠띡~ 전자카드 키를 접촉하니 현관문이 열렸다.

입구 쪽 1층에 작은 방이 하나 있었고 그 안에는 화장실과 세면실이 있었다. 한 가족이 사용하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계단을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 오르니 커다란 거실 겸 주방이 있었다. 밖으로 이어지는 큰 통창이 있어서 자연의 풍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2층에는 또 다른 방과 함께 깔끔한 욕실도 함께 구비되어 있었다. 욕실에는 사람 수에 맞춰서 수건도 구비되어 있었다. 어느 자연휴양림에 비해서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럭셔리하고 완벽한 숲 속의 집이었다. 부모님도 너무 마음에 드셨는지 환한 웃음을 지으셨다.  

짐을 풀고 근처 숙소 구경에 나섰다. 우리가 머무는 금학산과 명성산 뒤로 유사한 숙소인 복계산과 대성산이 있었고, 그것보다 조금 작은 숲 속의 집인 고석정, 직당, 순당 등의 또 다른 7개의 숲 속의 집이 있었다. 몇 개 건물들은 다시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어서 아직 예약은 받지 않는 듯했다.  숲 속의 집 뒤쪽으로는 산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있었다. 하지만 전방지역이라서 확인되지 않는 지뢰가 있을 듯했기에 산으로의 산책은 자제를 했다. 사실 오는 길에도 몇몇 산에서는 입산 금지 표지를 볼 수 있었다. 자세히 보면 군대 주위에 지뢰가 있어서 가급적이면 출입을 삼가라는 표시판이었다.

숲 속의 집 앞에는 모든 숙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비큐 존이 있었다. 객실별로 하나하나 따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숯만 준비하면 언제든지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었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진심으로 관리가 잘 되어서 모든 테이블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 점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아래로 내려오면 트리하우스를 지나서 목재문화체험장이 있었다. 조금 늦은 시각이라서 문을 닫은 듯했는데, 이곳에서는 목재 체험이 가능하다고 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다.

입구 쪽으로 내려오면 아이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시설이 있었다. 여름철에는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였다. 서울이었다면 아이들이 가득했을 텐데, 이곳은 그렇게 비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위쪽으로는 캠핑장이 있었다. 2021년 개장한 캠핑장은 20개의 캠핑데크와 개별 수도, 전기, 화장실과 샤워장이 완비된 최신형 캠핑장이라고 했다. 겨울철에도 연다고 하는데 근처를 찾는 캠핑족들에게 큰 인기라고.

그날 저녁 오랜만에 부모님들과 고기를 구워가며 오손도손 예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는 일흔을 훌쩍 넘은 부모님들. 포근함이 가득한 두루웰 숲 속의 집에서 너무나 행복한 표정을 지으셨다. 철원에서 밤하늘을 즐기며 피어나는 웃음꽃.  더운 날씨지만 시원하고 훈훈한 여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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