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_③무대 뒤의 주인공 되기
경영층 프레젠테이션 준비와 지원
EP3. '오타의 추억'
토요일 오전 사무실은 고요했다.
'아. 오늘도 혼자만의 출근!?'
빨리 마무리하고 집으로 가겠다는 신념 하나로, 집중력을 최고로 끌어올려 자료 작성에 들어갔다. 다행히 자료는 오전 중에 마무리할 수 있었고, 퇴근하면서 깔끔하게 출력본을 팀장님 자리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수정된 자료를 찍어서 팀장님 카톡으로 전달하는 센스! 바로 답장이 왔다. "수고했어~ 어서 퇴근해" 깔끔한 마무리 덕분에 남은 주말 1.5일은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었다.
그렇게 주말은 번개처럼 지나가고 월요일 아침이 밝았다. 출근하면서 팀장님 자리를 찾으니 이미 모든 것이 마무리된 상태. 팀장님은 사장님께서 출근하자마자 1번 타자로 발표자료를 보고하신 것이었다. 다행히 무사통과! 모쳐럼 팀장님 얼굴이 굉장히 밝았다. 나에게 환한 인사까지 해주시고. 이제 내일 발표만 끝나면 나의 미션은 마무리된다.
화요일 오후, 나는 깔끔한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으로 행사장인 00 호텔 컨벤션홀로 향했다.
우리나라 최고 호텔인 만큼 프레젠테이션 지원의 모든 것이 갖춰져 있고, 웅장함도 확실히 달랐다. 저녁 만찬 자리 세팅을 위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주최 측 담당자와 함께 사장님이 발표하실 자료를 스크린에 띄웠다. 다행히 이미 확인한 스크린 비율 16:9에 맞춰 자료를 준비했기에 화면 잘리는 곳 없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다.
오후 5시 30분경 비서로부터 사장님이 출발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확히 1시간 후 사장님이 호텔 도착, 로비에 등장하셨다. 떨리는 마음으로 주최 측 담당자와 함께 사장님을 연사 대기실로 안내했다. 한 손에 우리가 보고했던 발표자료를 들고 계셨다. 연사 대기실에서 스마트 포인터 사용법을 사장님께 간단히 설명드린 후에 나는 조용히 오퍼레이팅을 위한 무대 뒤 조정실로 자리를 옮겼다.
오후 7시, 드디어 CEO 포럼이 시작되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슬라이드가 넘어가는 것을 멀리서 지켜봤다. 근데 중간쯤 지나서 오타 하나가 끔 지막 하게 내 눈에 들어왔다. 작은 모니터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이 대화면 스크린에서 보니 확실히 보였다. '전략적 제휴'가 아닌 '전락적 제휴?' 라니. 이게 웬 망신인가. 하지만 사장님은 그것을 보셨는지 못 보셨는지 레이저 포인트를 움직이시며 열심히 발표에 집중하셨다.
그리고 30분 발표가 끝나자 자리에서 큰 박수가 터져 나왔고, 바로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추가된 시간은 20분 정도. 질문만 10여 개를 받을 정도로 모두가 관심이 가득했다. 사장님도 만족하셨는지 환한 웃음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사장님을 배웅하며 차량 앞에서 인사드리는 순간, 갑작스러운 사장님의 한 마디! "수고했어, 김책임" 오우! 살짝 오타로 걱정했지만, 역시 사장님은 대인배다.
Tip 1. 현장을 장악하라.
발표 당일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방문이다.
가능한 빨리 발표 현장에 방문하여 경영층 동선과 프레젠테이션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경영층이 차량에서 내리는 위치, 그리고 대기실 또는 자리까지의 이동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이동 과정에서 경영층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좋은 발표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사장님께서 직접 화면을 보면서 발표를 해야 하는지, 전면 모니터를 활용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직접 스마트 포인트로 페이지를 넘기는지, 누군가 오퍼레이팅을 해야 하는지 등은 꼭 사전 확인해 발표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특히, 동영상이나 인터넷 링크 등의 연결이 필요할 때 자연스러운 연출을 위해 주최 측과의 협의하는 것도 필수다.
마지막으로 미디어(기자)들이 방문하는지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혹시라도 부적절한 내용이 언론에 노출될 수 있고, 경영층에게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 등이 들어올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Tip 2. 기술적 에러에 대비하라.
발표가 물 흐르듯이 되면 좋겠지만, 간혹 기술적인 에러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메인 컴퓨터가 먹통이 되어 화면이 멈추거나 갑자기 스크린이 꺼질수도 있다. 또는 스마트 포인터가 작동되지 않아서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회의 연사와의 화상 연결이 끊기는 등 기술적인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대비하여 항상 예비용 노트북이나 스마트 포인터 등을 준비해야 한다. 노트북은 충분히 충전한 상태로 준비하고, 소프트웨어들이 언제든 작동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무대 뒤 모니터 제어하는 곳에서 직접 오퍼레이팅 할 수 있도록 위치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철저한 준비가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Tip 3. 최악의 상황 '플랜 B'를 준비하라.
예기치 못한 최악의 상황은 발표자가 변경되는 경우다. 하루나 이틀, 또는 몇 시간 전에 발표자인 CTO가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경영층에게 행사보다 더욱 중요한 일정이 갑자기 생겨서 발표를 하지 못하면 모두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시간적 여유가 되는 다른 중역이 CTO을 대신하여 발표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실무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급하게 선정된 발표 중역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줘야 한다. 행사 개요와 발표 내용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유의사항까지 전달해야만 대응이 가능해진다.
대참자가 확정되면 주최 측에도 발표자 변경에 대해서 신속하게 전달해야 한다. 주최 측에 사정에 대해서 전달을 하고 서로 간의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진정한 고수의 길을 갈 수 있다.
Tip 4. 칭찬은 사장도 웃게 한다.
경영층들은 발표 결과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발표에 집중하다 보면 실제 청중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발표 후 경영층이 묻기 전에 청중의 반응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연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 "오늘 발표 잘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주최 측에서 매우 흡족해합니다", '다음번 발표도 기대된다고 합니다" 등 너무 직접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발표 후 차량으로 이동할 때 얘기를 전달하는 것이 좋다. 조직장에게도 즉시 결과를 전달하되, 짧게 반응만 전달하면 된다. 다음 날 시간이 된다면 청중들의 반응과 사진을 보고서 형식으로 만들어 보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사실과 왜곡된 내용이나 과도한 칭찬은 경영층 또한 부담으로 느낄 수 있으니 그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Tip 5. 화려한 마침표, 언론 기사를 확인하라!
대부분 행사에는 주최 측에서 미디어를 초청한다. 사전 보도자료 전달도 하지만, 서너개 매체 기자가 방문하여 뉴스 기사를 쓰기도 한다. 행사의 규모에 따라서 지면에 실릴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인터넷 판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행사를 마친 후 포털을 통해 뉴스를 확인하여 관련 기사나 사진이 나오면 팀장님이나 비서진에게 전달한다. 사장님께 보고가 될 것이고, 실무자뿐만 아니라, 조직장/비서까지 모두의 성과로 남는 것이다. 모두가 윈윈 하는 방법이니 꼭 활용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