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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스타운 캠핑장에서의 달콤한 휴식

퀸스타운 드래프트어웨이 홀리데이 파크, 퀸스타운 K마트, 카운트다운

by Wynn

이가 아팠다. 상당히 아팠다. 어제부터 치통이 살짝 느껴지더니 오늘은 더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어금니쪽에 염증이 생긴 모양이었다. 열심히(?) 여행을 해서 몸이 피곤했던 것 같았다. 사실 며칠 동안 처음 몰아보는 7미터짜리 퍼밴을 운전하느라고 긴장이 많이 되었고, 밤에는 브런치 글을 정리하느라고 매일 자정이 넘어서 잠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운전없이 그냥 캠핑장에서 푹 쉬기로 결정 했다. 진정한 휴식과 힐링의 하루 보내고 싶었다.

이가 아픈 나를 위해 아내는 누룽지탕으로 아침 식사를 준비해줬다. 새로 생긴 시설이라서 그런지 식당 또한 다른 핑 파크보다 깔끔했다. 아침에 요리를 하면서 창 밖을 바라보니 고요한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풍경 하나는 끝내줬다. 장관이었다.

퀸스타운 홀리데이 파크의 부엌

아내가 정성스럽게 끓여준 누룽지탕과 계란 후라이, 베이컨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먹은 후에 비상약으로 준비했던 타이레놀을 한 알 먹었다. 진통제를 먹으니 조금은 통증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버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식사를 하고 잠시 시간이 나서 홀리데이 파크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호수 앞에 위치한 홀리데이 파크에는 약 120개 정도의 캠핑사이트가 있었다. 그리고 숙박시설도 있었다. 호수 근처는 1박에 83불 정도했고, 일반 사이트는 70불 정도의 가격이었다. 편의 시설 대부분이 최신식이었고, 어디서든 바라보는 호수 풍경은 말그대로 그림이었다. 공항이 근처에 있기에 가끔씩은 호수 위를 살짝 지나면서 착륙이나 이륙하는 항공기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오락실부터 외부 놀이시설까지 최고를 자랑했다. 특히 바비큐 존에서 바라보는 호수 풍경은 테카포 호수의 홀리데이 파크보다 더욱 아름다웠다.

캠핑사이트와 바비큐존
샤워장과 화장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

쉬는 날이었기에 오늘 오전에 나는 아들과 함께 키즈존에서 게임을 했고 아내는 그 동안 밀렸던 빨래를 모아서 세탁실로 향했다.

나는 우선 아이와 함께 미니 축구 게임을 했다. 서로 익숙치 않은 서양 놀이라서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금방 익숙해져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내가 8:10으로 역전패를 당했고, 두 번째는 10:6으로 내가 승리했다. 마지막에는 10:8로 아들의 승리. 2:1로 아들이 이겼기에 오후에 잠시 마트에 들려서 작은 장난감 하나를 사주기로 약속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는 현지 동갑내기 친구와 열심히 비디오 게임 '갤럭시'에 집중하고 있었다. 키즈존에는 오래된 클래식 게임기가 있어서 아이들이 시간 보내기에는 모자람이 없는 장소였다.


정오가 지나서 아들과 함께 2km 떨어진 대형 마트로 향했다. 나는 염증 제거를 위한 가글액을 구매하기 위해서였고, 아들은 오전에 약속했던 작은 장난감을 사기 위해서였다. 캠핑장에서 대형마트가 있는 몰까지는 걸어서 약 40분 정도가 걸렸다. 가는 길이 골프장이라서 편하게 잔디밭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우리는 먼저 K마트에 들어섰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서 그런지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장식품들과 선물용 제품들이 가득했다. 인기있는 장난감들은 대부분 품절된 상태였다. 이것저것을 구경하다가 아이가 고른 16불짜리 작은 레고 장난감 하나를 계산한 후에 마트를 빠져나왔다.

퀸스타운 K마트

우리는 둘은 오는 길에 있는 뉴질랜드 수퍼마겟인 카운트다운에 잠시 들렸다. 뉴질랜드 여행을 하다보니 공산품은 K마트, 식료품은 카운트다운을 많이 찾게 되었다. 이미 대부분 필요한 물품은 장을 본 상태였기에 잠시 구경을 하면서 가격을 다시 한 번 훓어봤다. 우리나라 신라면은 5개에 5.8불(1개당 약 1천원), 쌀은 1kg에 약 4500원 정도를 했다. 소고기는 600g에 약 1.5~2만원 정도, 돼지고기는 8~9천원 정도를 했다. 대부분의 공산품이 비쌌지만, 육류 고기는 역시 뉴질랜드가 상당히 저렴했다.

카운트 다운과 라면/쌀/소고기와 돼지고기, 양고기 가격

숙소에 돌아와서 오랜만에 낮에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이와 함께 있으니 사실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늘은 가능했다. 글을 쓴 후에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김치볶음밥을 먹었다. 며칠 전 한인마트에서 구매한 김치에 베이컨과 마늘을 넣어서 볶음밥을 들어 먹었다. 맛있었다.

2022년 12월 16일 일몰

한국 떠나온지 겨우 일주일이 조금 넘었는데, 빵과 고기가 지쳐간다. 사 후에 들은 캠핑카에 앉아서 마트에서 산 레고 놀이에 빠져있었고 우리 부부는 지는 해를 보면서 와인 한 잔을 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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