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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나우 호수와 반딧불이 투어

테아나우, 글로우 웜 동굴 투어, 테아나우 호수

by Wynn

오전 10시 홀리데이 파크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서 캠핑장을 빠져나왔다.

오늘의 목적지는 퀸스타운에서 남서쪽에 있는 테아나우 (Te Anau). 호수가의 작은 시골 마을로 퀸스타운에서는 약 150km 떨어져 있는 마을이다. 우리는 테아나우의 캠핑 사이트에서 이틀 동안 머물면서 밀포드 사운드를 다녀올 계획이었다. 테아나우로 향하는 초입은 와카티푸 호수가 오른쪽으로 펼쳐졌다. 고요한 호수 옆을 이어지는 구불구불 길을 따라서 킹스턴(kingston)까지 40여분을 달렸다. 킹스턴을 지나면서 테아나우까지는 평탄한 초원이 드넓게 이어졌다. 역시 양 떼와 소떼들이 초원에서 평온하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의 전형적인 뉴질랜드의 풍경이었다. 차를 타고 2시간 정도 달리니 테아나우 호수가의 작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 묵을 숙소는 테아나우 키위 레이크 홀리데이 파크.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도착했지만, 다행히 일찍 체크인을 해줬다. 우리는 큰 나무 옆의 자리를 배정받았다. 캠핑카를 주차하고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아이는 놀이터에서 열심히 뛰어놀고 우리는 의자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테아나우 키위 홀리데이 파크

오후 3시에 바비큐로 늦은 점심을 먹고 4시가 조금 넘어서 마을 중심부로 향했다. 오늘 저녁에는 테아나우에서 유명한 글로우 웜 동굴(Glow Worm cave) 투어에 참여할 예정이었기에 마을 중심부의 선착장으로 향했다. 홀리데이 파크에서 마을 중심부까지는 걸어서 10분. 테아나우 호수가를 오붓하게 산책하며 걸었다. 테아나우 호수는 새소리만 들릴 뿐, 정말 고요했다. 간혹 수상 비행기나 헬리콥터가 뜰 때를 제외하고는 고요한 호수 그 자체였다. 테아나우 호수의 건너편은 피오르드 해안 지대로, 지도를 보면 도로와 사람이 사는 인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직까지 인간들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땅이었다. 잠시 시내 구경을 했다. 시내 전체를 둘러보는 데는 10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었다. 대부분 호텔이나 모텔, 카페와 상점들이었다. 전형적인 관광 마을이었다.

중심부에는 타카헤(Takahe)라는 이 지역에만 사는 멸종위기종의 모형이 놓여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테아나우 호수
테아나우 마을 전경

오후 5시. 우리는 마을 중심부에 있는 Real NZ 투어부스에서 글로우 웜 동굴로 가는 투어 체크인을 했다. 오후 5시 45분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서 동굴 입구로 이동하는 투어였다. 글로우 웜 동굴 투어는 왕복 2시간 정도가 걸리는 투어다. 배를 타고 40분 정도를 타고 가서 동굴 투어를 하고 40분 정도 하고 다시 배를 타고 나오는 코스였다. 가는 길에 테아나우 호수 전경과 서쪽의 국립공원 지대를 살짝 둘러볼 수 있고, 동굴은 물론, 글로우 웜의 반짝이는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인기 있는 투어였다. 북섬에 있는 와이모토 동굴과 유사하지만 여기서는 배를 타고 호수까지 즐길 수 있다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클로우 웜 투어 (보트 풍경)

5시 45분. 드디어 배가 출발했다. 요즘 뉴질랜드의 해 지는 시각은 밤 10시쯤이기에 오후 5시 45분은 결코 늦은 시각이 아니었고, 햇볕도 대낮처럼 강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배에는 약 50여 명의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한국인은 우리 셋뿐이었고 동양인들도 거의 없었다. 선박 데크로 나가서 호수 구경을 즐겼다. 그러는 와중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소나기에 내렸다가 그쳤다를 반복했다. 이 지역은 높은 산들이 많고, 습도가 높았기에 연중 강우량이 상당하다. 비가 오는 날이 이틀에 한 번 정도라고 했다. 덕분에 배를 타고 가면서 거대한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우리 배는 6시 30분쯤에 호수 건너편에 도착하여 작은 오두막으로 향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동굴 투어가 시작되었다. 투어는 10명 정도씩 인원을 나누어 진행이 되었다.

동굴 앞의 하우스 (대기 장소)
동굴 입구

동굴 안이 비좁고, 미끄럽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동할 수 없었다. 우리는 1조에 포함 되어서 대기 없이 바로 동굴로 들어갔다. 최근 비가 많이 내렸기에 동굴 속에 흐르는 물줄기가 거셌다. 폭포 안에는 큰 폭포가 있어서 거대한 물줄기가 쏟아지고 있었고 그 소리는 동굴 안을 가득 채웠다. 동굴에 들어서면 사진 촬영과 얘기하는 것을 절대로 하지말라는 가이드 말에 조심조심 동굴 안쪽으로 들어갔다. 가이드의 지침에 따라서 핸드폰도 끄고, 아이에게도 단단히 당부를 하고 손을 꼭잡고 동굴 안으로 향했다. 글로우 웜이 빛과 소리에 예민하기에 작은 소리와 빛으로도 금방 사라지기에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때문에 다른 사람들 관광을 망칠 수 없었다.

석회동굴을 약 10분 정도 걸어서 들어간 후에 드디어 반디불이를 보기 위한 작은 배에 올라탔다. 그리고 모든 조명과 손전등 불이 꺼졌다. 작은 배가 어둠 속을 움직이면서 하늘에 별 같은 초록색 작은 빛이 초롱초롱 눈에 들어왔다. 뉴질랜드 동굴의 반딧불이였다. 뉴질랜드의 글로우 웜은 빛을 내는 개똥벌레 유충으로, 한국의 반딧불이와는 조금 달랐다. 빛도 마치 LED등처럼 초록색을 냈다. 가까이에서 보면 초록색 별처럼 보이는 작은 점들이 살짝 움직이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처음 접하는 반딧불이 빛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약 10여분 동안 짙은 어둠 속에서 동굴의 반딧불이를 지켜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새삼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10분 정도를 걸어서 동굴 입구로 나왔다.

글로우 웜 동굴 설명도
투어 이미지 (영상 촬영, 실제 촬영 불가능)

동굴 입구의 작은 오두막에서 차를 마시면서 다른 투어 참가자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 시간에는 반딧불이 영상을 보여주고 질의응답하는시간도 가졌다. 잠시 산책로를 걸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따뜻한 커피와 차를 마시며 배를 기다렸다. 오후 7시 20분쯤 배가 들어왔고, 우리는 그 배를 타고 테아나우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8시쯤 다시 홀리데이 파크로 복귀한 우리는 내일 있을 밀포드 사운드 여행 준비하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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