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명상과 비슷하다고 늘 생각했다. 요즘에는 이어폰을 꽂지 않고 주변 소리를 듣고, 주변을 보면서 달린다.
불광천을 따라서 한강까지 갔다 오는 비슷한 코스를 계속 달리다 보면 변화하는 풍경을 관찰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내천의 수위는 달라진다. 또 오리 가족, 백로, 왜가리를 자주 만날 수 있다. 거위 가족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보이지 않아서 아쉽다. 구청에서는 내천 변에 계절마다 청보리, 양귀비, 코스모스 등 다른 식물 씨앗을 심기도 하고 튤립과 같은 꽃을 심기도 한다. 요즘에는 카페와 인공 폭포를 만들고 있는 듯하다. 식물이 우거져 있던 내천은 포클레인으로 걷어내어 보기에 깔끔하게 다듬었다. 보행로를 새로 포장하고 정비하기도 한다. 운동 기구도 계속 교체되고. 아무래도 사람이 만든 것들은 계속해서 손을 봐줘야 유지가 되는 모양이다.
한강의 풍경은 비슷하다. 나는 노을이 질 무렵 한강을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쉬었음 청년’ 일 때,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았었다. 체력이라도 길러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강까지 달려오곤 했다. 달리기를 처음 하기 시작했을 때는 숨이 차고 허벅지가 아파서 힘들었다. 그런데 몇 번 달리다 보니 신기할 정도로 빠르게 달리기가 늘었었다. 한강까지 달려가면 노을이 지는 풍경이 있었다. 그때 쉴 겸 한강 변에 드러누워서 하늘을 봤었는데 기분이 좋았다. 서서 고개를 들어 보는 하늘과 누워서 보는 하늘은 참 다르다. 누우면 시야에 하늘만 가득 들어온다. 지구 위에 누워서 우주를 바라보는 기분이다. 나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 좋았다.
한강을 달릴 때마다 그때의 기분을 생각한다. 내가 러닝머신보다 야외 달리기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이러한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난지 공원 쪽으로 달리다 보면 청보리 밭, 잔디밭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멀리 보이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볼 수 있다.
아직 근육통이 있어서 평소보다도 더 천천히 달렸다. 천천히 달리면 오래 달려야 해서 더 힘든 면도 있다. 아무튼 오늘도 좋은 유산소 운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