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의 이해
심리학의 연구 분야중에 ‘동기(motivation)’이라는 게 있습니다. 동기란 사람을 무언가 하게 하는 힘을 말해요. 물론 더 넓게 보면 동물에게도 이 개념을 쓸 수 있죠. 인간 뿐 아니라 모든 동물들은 아무 이유 없이 행동하지 않으니까요. 철저하게 먹이를 얻거나 천적을 피하기 위해 움직이고 나머지 시간은 힘을 아끼지요. 그렇게 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저도 별 일 없으면 침대에 무한정 누워서 에너지를 안 쓰는데, 역시 인간도 동물이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교육심리학은 특히 이 동기라는 개념을 심각하게 다룹니다. 그리고 열심히 연구합니다. 대표적으로 꼭 해야 하지만 진짜 하기 싫은 활동이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선생님들은 동기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 학생들에게 이걸 꼭 부여하고 싶어하는 겁니다. 누가 다그치지 않아도 전국의 모든 청소년들이 동기가 넘쳐나서 하루에 열 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뭐, 머릿속으로 그려보면 좀 어색하긴 하네요.
인간은 누구나 쾌락을 쫓고 고통을 피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걸 행동에 적용하면 바로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동기가 됩니다. 제가 처음에 책을 읽고 문제집을 풀거나, 악기나 붓질을 연습하거나, 기계를 고치는 기술을 배우는 모든 걸 통틀어 공부라고 하기로 했죠? 이런 행동을 할 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만남을 할 기회를 주면 여러분도 충분히 인내하면서 공부를 더 하겠죠? 아니면 공부를 안 하면 매를 맞거나 벌을 받을 수도 있죠. 이게 너무 끔찍하면 부모님이 친구들과 여행가는 걸 불허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역시 이를 갈면서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하게 될 겁니다.
이런 걸 ‘외적 동기’라고 합니다. 동기의 원인이 바깥에서 주어진다는 뜻이에요. 사실 이런 원리는 동물을 훈련하는데 많이 쓰입니다. 불타는 고리를 뛰어넘는 사자부터 묘기를 부리는 코끼리까지 이들에게 먹을 것과 매질로 동기부여를 한 것이죠. 인간에게도 외적 동기의 효과는 큽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는 더 강하죠.
성적이 오르면 용돈을 올려주는 것도 대표적으로 부모님이 자녀에게 쓰는 외적 동기부여 방법입니다. 통금을 풀어주거나 컴퓨터 게임 시간을 더 많이 허용해 주기도 하죠. 이런 방법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발휘합니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스스로 외적 동기를 찾기도 합니다. 많은 학생들은 명문대에 가면, 혹은 노래나 요리를 아주 잘하게 되면 그렇지 못할 때보다 미래에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얻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노력이 남은 기간이 더 길고, 크기도 더 거대한 보상을 가져올 수 있으리라 믿는 것이죠. 이것도 엄연한 외적 동기입니다.
외적 동기에 강하게 이끌리는 본능, 이걸 여러분은 스스로에게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공부나 훈련 시간을 일정하게 정해 놓고, 그 시간을 지키면 보상을 주는 겁니다. 자기 자신에게 말이죠. 초콜릿이나 사탕같이 달콤한 음식도 괜찮고, 운동이나 게임 같이 즐거운 활동도 괜찮습니다. 노력과 보상의 관계가 정확하다면 인간은 놀라운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걸 잘 통제하는 게 훌륭한 자기 관리 방법이지요.
다만 이런 구체적 보상을 통해 하는 동기부여는 한계가 있습니다. 돈이나 먹을 것 등 물질적인 보상들은 받다 보면 점점 익숙해집니다. 예전에는 쿠키 한 조각이면 만족스러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면 나중에는 두 조각, 세 조각으로 늘려야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돈도 마찬가지구요. 그리고 주변 환경의 변화 때문에 이런 보상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열심히 하던 일을 한 순간에 놓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바깥에서 주어지는 동기 대신 자기 내면에서 만들어내는 동기에 초점을 두기 시작합니다. 바로 ‘내적 동기’라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