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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망나비 Dec 20. 2021

결국, 음식 8 + 운동 2

간헐적 단식

'간헐적 단식'이라는 말에서 '단식'이 너무 걸려 아예 생각조차 안 했다. 그러다가 우연한 계기(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 저녁까지 배가 안고픈 희한한 경험)로 16 : 8의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16시간 동안 안먹고 8시간 동안 먹는. 간단히 말하면 아침과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지 않는 것이다. 첫날과 둘째 날, 배가 고프다 싶었지만 견딜 수 있었다. 점심을 많이 먹은 탓이다. 검색해 보니 아침 점심 합해서 1500 kcal 이내로 먹으라는데 그걸 어떻게 계산하나 싶어 일단은 점심만큼은 배부르게 먹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오늘이 간헐적 단식 9일 차로 접어드는 날인데 벌써 뭔가 할 말이 생겨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  끼어서 입기를 꺼리던 옷들을 벌써 입기 시작했다. 그렇다, 벌써! 수년 , 몸무게는 재지 고 있 때문에 몸의 변화를 감지하는 센서는 옷을 입을 때의 느낌이다. 물론 옷의 사이즈가 달라지거나 하진 않았다. 사이즈를  치수 줄이려면 적어도 5킬로그램 정도는 몸무게가 빠져야 하지 않을까. 언감생심  정도는 바라지도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예전에 입었다가 처박아  옷들을 편안하게 입는 것일 뿐이다.   사이즈의 옷을 사는 것은 절대 바람직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옷장에 걸려 있던 그동안 기피했던 옷을 착용해 보니 어떤 것은 편해졌고 어떤 것은 여전히 허리를 죈다. 희망이 보인다.


둘째,  피곤하다. 희한하게 그렇다. 저녁을 먹지 않으면 기운이 없어 일을 못할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업무 특성상 오후에 업무를 시작해서 늦은 저녁에 끝나므로 퇴근할   출출함이 느껴지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은 지쳐서 눈꺼풀이 내려앉는  같은 피곤함과는 종류가 다르다. (저녁을 많이 먹고 나면 종종 눈이 감기는 류의 피곤함이 느껴졌던 것이다. 물론 점심때도 그렇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식사  혈액이 위장 근육으로 몰리며 뇌로 올라가는 혈액이 줄어 졸음을 유도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아닌가. 퇴근하기 전까지 말짱한 정신으로 일할  있고, 퇴근하면서 , 피곤해 소리를 하지 않으니 좋다.


셋째, 잠을 잘 잔다. 거짓말 같지만 그렇다. 이것도 뇌의 역할과 관련이 있을 테지만 자세한 걸 기술하는 건 내 능력 밖의 일이다. 다만 검색해 보니 간헐적 단식이 수면 효율을 개선했다는 기사가 있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닌가 보다. 잠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줄었다는 느낌이다. 이제 자야 돼 라면서 불을 끄고 눈을 감고 잠에 빠져 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긴 것은 고문에 가까운 일이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뇌를 파고들기 때문이다. 눈을 감자마자 잠들고 눈을 뜨면 아침인 것은 젊음의 축복이다. 그 축복이 내 손을 떠난 지 오래지만 여하간 간헐적 단식 시작한 이후로 잠에 빨리 들고 한밤중에도 덜 깨는 느낌이 있다. 느낌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더 관찰해 볼 생각이다.


이렇게 장점만 늘어놓다가 호르몬이 미쳐 날뛰는 시기를 맞아 허기를 못 참고 몰아 먹게 되는 것은 아닌가 살짝 걱정이 된다. 하지만 아직은 괜찮다. 일단 4주까지는 해 보리라 마음을 먹었는데 너무 어렵지 않은 것을 생각할 때 이건 평생 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다지 힘들지 않은 것이 의심스럽지 않은가. 이것도 나이 듦의 징후 이리라. 20, 30대에는 저녁 안 먹는 게 너무 힘들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때는 앉은자리에서 밥 두 공기 먹고 돌아서면 또 배고플 때였다. 말해 무엇하리.


굳이 말하자면 나는 운동 중독자일 것이다. 적어도 주 5일은 운동복을 차려입고 나간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을 한다. 최소 300 kcal를 태우고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게 운동에 집착하게 된 것은 맛있는 것 원 없이 먹으려는 욕심에서 기인한 것이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 된다. 운동을 아무리 해도 필요 이상으로 먹으면 해가 갈수록 몸무게가 불어난다는 것이다. 기초대사량도 이전만 못하니 당연한 일이다. 역시 다이어트의 핵심은 음식 8, 운동 2. 먹는 습관과 양을 개선하지 않으면 몸의 개선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 어쩌겠나. 받아들여야지. 반항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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