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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Sep 26. 2020

사는 게 무엇인지

아이러니한 현실


한창 책에 푹 빠져 살 땐

나무처럼 살고 싶었


사랑을 하고 싶을 쯤엔

시처럼 살고 싶었


그와 가정을 이룬 뒤엔

시트콤처럼 살게 되었다


그의 바람이 이루어진 걸까

알콩달콩 사는 게 꿈이더니


지금은 화분 몇 개를 키우며

책장에 오래된 시집을 꽂아둔 채

지지고 볶으며 어리둥절하다


별 같은 아들이 내게 온 뒤

시트콤 속 주인공 엄마가 되어

울다가 웃는 일이 셀 수도 없다

웬만한 충격적인 일들도 웃으며 끝난다

침잠 그녀깨우고 웃게 하려고 왔나


나무나 시처럼 살고 싶다던 그녀는

그 꿈을 잊은 채 시트콤 같은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변치 않는 캐릭터들이 내일도 오늘처럼

울다가 웃게 할 것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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