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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Apr 26. 2022

변신



가벼운 집 하나 들고

연둣빛 나무 사이 촉촉한 길

위를 천천히 지나가다

멈추고 나아가다 멈추는

순간이 몇 시간


생각 하나를 물고 늘어지다

흘려버린 시간은 돌이킬 수 없으니

쌓인 일거리들 눈감아 모른 척

가벼운 집일랑 벗어던져버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잽싸게 바꾸고는


이 동네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두 바퀴를 굴리는 달팽이

바람 가르며 갔다가 왔다가 갔다가 왔다가

생각일랑 집에 두고 막 달리는

몇 시간 같은 순간


달팽이도 모르게 치타가 되곤 하는

생각만 해도 숨이 차오르

우리들의 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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