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만난 듯한

어떤 여행

by 착길


갑자기 스무 살이 된 듯한 요즘,

가끔씩 그때로 갔다 금방 돌아오곤 했는데

이번엔 더 오래 머물게 되어 어리둥절하다




꽃샘추위는 나 몰라라 캠퍼스를 누비던 날들

기타 소리 노랫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동아리방

통기타 소리에 입을 맞춰 화음을 만들던 선배들

친구랑 통기타 동아리 오디션을 보고 말았다


오래전부터 만나온 음악인데 그제야 손잡은 듯

가까이 가서 듣고 보고 만지 느끼기 시작했다

포크송 대백과 속으로 풍덩 빠진 것이다

동아리 공연과 행사로 수많은 잡무에 시달려도

노래하는 공간과 사람들이 있기에 마냥 신던,

그 시절 사진 속 내 얼굴이 제일 밝


지나고 보니 오롯이 음악만 사랑했던 그때

노래는 내 깊은 슬픔과 아픔을 달래주었다

한 번도 그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가

졸업과 동시에 먼 곳으로 떠나온 건 나,

기타 하나 메고서 사랑했던 곳을 떠났다




순수한 마음으로 한결같이 함께 하다가

어느 날 떠날 수밖에 없었던,

가슴속에 묻어둔 첫사랑이 손짓을 한다


그 시절 내 나이인 솔직 담백한 가수가

기타 하나 메고 노래에 몰입하면서

선율에 맞춰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니

나도 모르게 떠나온 그렸나 보다


나의 첫사랑, 다시 만나니 설레고 얼떨떨하다

먼저 사랑한다 해놓고 떠나버린 나를

놓지 않았구나, 기다려 주었구나

이젠 평생 친구로 다시 만날까

번엔 아이들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