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앞에선 모든 게 작아진다

by 일상리셋

건강 앞에선 모든 게 작아진다


며칠 전 일이었다.

아이를 태권도에 보내기로 하면서

새로운 일정에 적응 중이었다.

태권도장에서는 어린이집에 데리러

가기 전에 연락을 주겠다고 했는데,

약속과 달리 연락 없이 바로 가신 것 같았다.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갑작스레

전화를 걸어 “아이가 태권도에 가는 게 맞느냐”고

묻는 순간, 걱정이 밀려왔다.

아이가 혹시 당황하지는 않았을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걸

늘 쉽지 않아 했기 때문이다.


급히 뛰어나가던 길, 하필 아파트 경비실 앞에 있던

유리문에 그대로 부딪히고 말았다.

너무 깨끗하게 닦여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머리, 어깨, 다리를 강하게 부딪혔고,

특히 발가락을 크게 다쳐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순간 창피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통증이 심했다.

처음에는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한다는

마음에 대충 추스르고 움직였지만,

다음 날이 되니 발이 퉁퉁 붓고

걸을 수도 없을 만큼 아파졌다.


그런데 막상 아프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게 걷던 일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그 단순한 움직임조차 그냥 누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운동도 하지 못하고 며칠째 누워만 있다 보니,

평소와는 다른 깨달음이 찾아왔다.

보통 때는 머릿속이 늘 복잡하다.

해야 하는 일, 집안일, 앞으로의 계획,

돈 문제,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걱정을 품고 산다.


그런데 몸이 아프니 모든 걱정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오직 단 하나의 바람만 남았다.


“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


머리와 마음을 짓누르던 온갖 근심도,

발가락 통증 앞에서는 힘을 잃었다.

결국 지금 내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다름 아닌 ‘내 몸’이었다.


건강할 땐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

괜히 온갖 걱정으로 마음을 쓰지만,

막상 몸이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된다.

다른 걱정은 다 뒤로 밀리고,

몸이 편해야 비로소 다른 것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몸이 아프니, 겸손해진다.

나는 정말 연약한 존재구나.

이렇게 작은 아픔에도 쉽게 쓰러지는 걸 보면,

아무것도 내 힘으로 할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건강하게 숨 쉬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어떤 목표를 이루기 전에,

먼저 내 몸부터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일임을 다시 새긴다.


건강이 있어야

꿈도, 가족도, 내 삶도 지켜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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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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