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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리셋 Nov 20. 2024

생각의 전환이 시작이다

업무 특성상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직접 만나야 한다. 이동 시간은 고요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분주하게 지나간다. 통화로 업무를 정리하거나 유튜브로 정보를 얻고, 때로는 음악을 들으며 잠시 여유를 찾는다. 장거리 이동 중에는 오디오북을 들으며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오늘은 손웅정 감독님의 책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를 오디오북으로 들으며 고객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그의 삶의 철학을 좋아하는 터라, 이동 중에 책 내용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책의 많은 내용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직장인과 자본주의 사회의 빚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더 집중해서 들었다. 손 감독님은 직장을 선택할 때 연봉이 가장 적은 곳으로 가라고 조언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연봉이 적으면 그만큼 일찍 퇴근할 수 있고, 퇴근 후의 시간은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높은 연봉과 좋은 직장을 위해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손 감독님의 이야기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상식과 완전히 반대되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 보며 점점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손 감독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월급이요? 그거 회사에 공헌해서 받는 돈 아니잖아요. 자기 삶의 기회 손실 비용으로 받는 거잖아요. 더 큰 자리, 더 벌 기회가 있는데, 그걸 놔두고 이 조그마한 데서 이걸 받고 있으면 되는 걸까요?"

"그래서 생각의 각도 전환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1킬로미터를 전력 질주하는 것보다 1도의 방향 전환이, 1톤의 생각보다 1그램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요. 각도를 아주 조금만 바꿔보는 거죠. 한 번쯤 가능성에 자신을 밀어 넣어보는 것도 좋아요. 물론 쉽지는 않아요. 불안하고, 실패할까 두렵고, 지금까지 쌓아온 게 무너질까 봐 시도조차 안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비겁하면 안전할 수는 있어도, 창조는 없어요. 밋밋한 데서 창의력이 나올 수는 없잖아요."

그의 말은 현실에 안주하며 새로운 시도를 망설이는 내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생각의 각도를 조금만 바꿔도 다른 길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익숙함에만 머물러 있다면 변화도, 창의력도 기대할 수 없다는 그의 말이 깊이 다가왔다.

우리 삶을 무겁게 하는 빚과 자유의 상관관계

자본주의 사회에서 빚은 흔히 ‘필수적 도구’로 여겨진다. "빚을 잘 쓰면 레버리지를 통해 더 큰 부를 이룰 수 있다"라는 말은 이제 상식처럼 받아들여진다. 나도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빚은 자유를 앗아간다. 단돈 십 원의 빚이라도 생기면 우리는 더 이상 독립적일 수 없고, 타인에게 의존하게 된다.

손 감독님의 말처럼, "돈으로부터 의연하고 유연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빚이 없는 삶은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해 준다. 자본주의가 말하는 '빚을 이용해 부를 늘리는 삶'이 우리를 부유하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부유함이 정말 우리의 행복을 보장할까? 행복은 우리가 자유로울 때 느낄 수 있고, 그때 진정한 마음의 평온함을 얻게 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는 정해진 틀 속에서 자라왔다.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하며, 높은 연봉과 좋은 집, 좋은 차를 목표로 삼는 삶. 하지만 그 끝에 기다리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은 채, 끝없이 굴레 속에서 쳇바퀴처럼 살아가고 있다.

빚은 우리를 더 깊은 굴레로 몰아넣는다. 자유롭지 못하게 묶어두고, 결국에는 우리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욕심을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몸도, 마음도, 생각도 가벼워져야 한다. 가벼워지는 삶은 욕심을 내려놓을 때 가능해진다. 욕심은 모든 것을 무겁게 만든다. 더 많이 갖고자 할수록 우리는 스스로를 옥죄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유는 점점 나와 멀어지고, 결국 잃어버리게 된다.

가벼운 삶이란 단순히 물리적인 무게를 덜어내는 것이 아니다. 마음속 욕망과 집착을 덜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데서 시작된다. 지금 내 삶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내 삶을 무겁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손 감독님의 말처럼, "1킬로미터의 전력 질주보다 1도의 방향 전환"이 중요하다. 오늘 나는 차 안에서 그런 생각을 했다. 더 가볍게, 더 자유롭게 살기 위해 나는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까? 욕심, 두려움, 불안, 그리고 빚까지. 그 무거운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으며 나아가야겠다.

이제는 누구나 당연하게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일이라고 여기는 것들조차 다시 봐야 한다. 그게 정말 좋은 일인지, 아니면 단지 남들이 봤을 때 좋은 일이기 때문에 좋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인지. 그런 부분에서 생각을 전환하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진짜 나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자유로운 마음과 몸으로, 누가 뭐라 해도 남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내 기준대로 살아가는 삶. 그곳에서 진짜 나를 만날 그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