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로운 일을 앞두고 망설이곤 한다.
왜일까?
시작이 어려운 이유는 간단하다.
새로운 일을 하려면 귀찮고,
잘할 수 있을지 불안하고,
변화가 더디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은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행동을 주저하게 된다.
'운동은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은데.'
'다이어트는 한 번에 성공해야 할 것 같은데.'
'글은 멋지게 써야 할 것 같은데.'
'일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끝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다 결국 시작조차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살을 빼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을 때도 그랬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부터가 힘들었다.
새벽에 눈을 뜨고도 이불속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몸은 무겁고, 마음은 더 무거웠다.
수영장에 도착해서도, 제대로 해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목표를 바꿨다.
'그냥 수영장에 가기만 하자.'
잘할 필요도 없었다.
오래 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발을 들여놓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벽에 일어나 갈까 말까 고민하던 수영장이
이제는 내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최상급반에서 수영하는 나를 발견했다.
처음부터 잘하지 않아도, 오래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중요한 건 시작하고 계속해 보는 것이었다.
술을 끊기로 결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몇 번의 유혹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늘만 참자'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처음엔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외롭고 힘들었다.
하지만 조금씩 몸과 마음의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술 없이도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그렇게 쌓인 날들이 어느덧 670일이 되었다.
글쓰기도 비슷했다.
사실 나는 책을 읽지도 않던 사람이었다.
독서를 시작해도 몇 장 넘기기 어려웠고,
글쓰기는 생각조차 해본 적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글을 쓰려하면
몇 글자 적기도 어려워 멈춰버렸다.
다시 글을 쓰려다 또 손을 놓고 말았다.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몇 줄 쓰고 나면 이게 과연 쓸모가 있을까 싶었고,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글을 지웠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잘 쓰지 않아도 괜찮으니 그냥 한 문장만 써보자.'
그렇게 쓴 한 문장은 또 다른 문장을 불러왔다.
다음 날도 한 문장을 썼고,
그 문장들이 모여 한 페이지가 되었다.
어느새 페이지가 쌓이고, 한 권의 책이 완성됐다.
책 한 권을 쓴 내가 낯설었다.
글을 몇 줄 쓰다 멈추던 내가
어느새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글은 두 번째 책으로까지 이어졌다.
수영을 시작으로 이제는 달리기까지 하게 되었고,
내년에는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처음엔 이런 계획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하다 보니,
예전에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하고 싶었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한 문장으로 시작했던 글쓰기는
두 권의 책으로 이어졌고,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쓰게 만들었으며,
이제는 유튜브에도 도전해 보고 싶게 만들었다.
결국 중요한 건,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작은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작은 행동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답이었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시작은 언제나 어설프다.
운동이든 공부든 글쓰기든
무엇이든 시작해 보자.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괜찮다.
한 발 내디뎌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변화는 시작된다.
중요한 건,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