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들과 어린이 치과를 다녀왔다.
최근 아랫니가 흔들리면서 새 치아가 올라오는 중이라 진료를 예약한 것이다.
의사 선생님은 아직 발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스스로 흔들릴 때 집에서 발치를 해도 됩니다."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는 진단에 안심하며 병원을 나섰다.
병원 1층으로 내려오는 길, 노브랜드 버거집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가본 곳은 아니었다.
얼마 전에도 이곳에서 진료를 마친 아들과 햄버거를 하나씩 먹고 간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아들은 자연스럽게 말했다.
"아빠, 여기서 햄버거 먹고 가자!"
평소에는 정크푸드를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주말이기도 하고 진료를 잘 마친 날이니 기분 좋게 오케이를 했다.
메뉴를 살피며 우리는 아들의 햄버거와 감자튀김,
그리고 아내와 내가 나눠 먹을 버거 하나를 주문했다.
총비용은 7,700원.
주문을 하며 생각했다.
"예전 같았으면 주문이 이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았을 텐데.ㅎㅎ"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아들과 아내를 보며 문득 예전의 우리 가족이 떠올랐다.
주말에 외식을 할 때면 다양한 음식을 주문해 과식하곤 했다.
배가 불러 힘들어하며 집에 돌아오는 길은 늘 피곤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더 먹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껏 먹었지만, 만족감은 크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필요한 만큼만 주문하고 나눠 먹으니 음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작은 햄버거 하나였지만, 그 안에서 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소식을 하면 이렇게 삶이 가벼워지고 단순해지는구나 싶었다.
소식을 실천하며 느낀 변화는 단순히 체중 감량에만 그치지 않는다.
적게 먹는다는 건 그 자체로 일종의 철학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소식을 실천하면서, 적게 먹는 것이 단순히 몸에 좋을 뿐 아니라
생각과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동안 느낀 좋은 점들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1. 몸이 가벼워진다: 과식으로 인한 나른함 대신 활력을 되찾는다.
2. 건강을 지킨다: 소식은 체중과 혈당을 안정시키고, 몸에 부담을 줄인다.
3. 음식의 진짜 맛을 느낄 수 있다: 적은 양에서도 음식 자체를 온전히 즐기게 된다.
4. 소화가 잘 된다: 속이 편안하고 가볍다.
5. 음식 낭비가 줄어든다: 필요한 만큼만 먹으니 자원과 환경에도 이롭다.
6. 비용이 절약된다: 적당히 먹는 습관이 돈도 아끼게 한다.
7. 몸매가 유지된다: 꾸준히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8. 심리적으로 자유롭다: 과식에서 오는 죄책감 대신 스스로를 더 잘 돌봤다는 만족감이 남는다.
9. 단순한 삶을 만든다: 음식에 덜 얽매여 다른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
10. 생산성이 높아진다: 식사 후 나른함에 빠지지 않아 집중력이 좋아진다.
특히, 소식을 실천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아이디어가 더 잘 떠오른다.
나는 간헐적 단식을 병행하며 자연스럽게 소식을 실천하게 되었다.
여전히 많이 먹는 날도 있지만, 평소에는 최대한 절제하며 먹으려 노력한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점차 습관이 되고 나니 내 삶에 크고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하루 세끼를 챙기지 않아도 충분히 에너지가 있었다.
식사 후 소화하는 데 에너지를 덜 쓰게 되니 몸도 한결 가벼웠다.
덕분에 몰두할 시간이 늘어나 생산성이 높아졌다.
더 놀라운 건 식단이 단순해지자 삶과 마음도 단순해졌다는 점이다.
예전엔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칼로리 음식으로 풀었지만,
이제는 클린한 음식을 먹고 운동하며 몸과 마음을 채운다.
소식은 단순히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소비, 선택, 그리고 삶의 우선순위를 돌아보게 만드는 과정이다.
'이만큼이면 충분하다'는 마음이 식탁에서 시작해 삶 전체로 이어진다.
필요한 만큼으로도 만족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과식으로 가득 채운 배는 만족감을 가져다주지 못하지만,
적당히 먹고 남긴 여유는 내게 기쁨과 감사를 느끼게 해 준다.
소식을 실천하며 깨달은 작은 통찰을 당신에게도 전하고 싶다.
적게 먹는 것이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를 통해 몸과 마음, 삶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
한 끼라도 소식하며 그 여유와 만족을 느껴보자.
그것이 당신의 하루를, 나아가 삶을 바꾸는 시작점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