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배 시간, 찬양을 부르며 아내와 나란히
서 있는데, 갑자기 키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도 큰 차이는 아니었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더 비슷해 보이지?'
결혼 전, 아내의 이상형은
키가 큰 사람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미안한 감정이 올라왔다.
'아내는 키 큰 사람이 이상형이라 했는데…
지금 내 옆에 서 있는 모습은 그 이상형과
얼마나 다를까?'
찬양을 하면서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00야, 미안하다. 키가 작아서…
키 큰 남자가 이상형인데. 갑자기 좀 미안하네."
아내의 대답이 명언이었다
아내는 찬양을 멈추고 나를 한 번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오빠, 피차일반이야."
"뭐?"
"나도 날씬하지 않잖아. 굳이 미안해할 필요 없어. 그냥 이해하며 살면 돼."
그 말을 듣고 웃음이 빵 터졌다.
아내가 내게 한마디로 결혼의 본질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피차일반'
결국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안고 살아가며 이해하는 것,
그게 결혼이구나 싶었다.
결혼 전에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결혼하고 보니 그 차이가 오히려 웃음이 되고
행복의 이유가 되었다.
나는 내 작은 키를, 아내는 자기 체형을
농담처럼 말했지만 사실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 둘 다 완벽하지 않기에
서로를 더 이해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살다 보면 누구나 상대의 부족한 점이
눈에 띌 때가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더 부족한 게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완벽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렇게 함께
잘 살아가고 있구나.' 하고 말이다.
부족함을 탓하기보다 그 안에서 함께 방법을
찾아가는 게 결혼인 것 같다.
결혼은 부족한 두 사람이 만나 부족함을
감싸주는 과정이다.
이상형이 다르면 어떤가?
부족함이 있으면 어떤가?
중요한 건 사는 동안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피차일반이기에 더 행복하다.
아내의 한마디는 내게 큰 깨달음을 줬다.
"피차일반이지 뭐!"
아내의 유머 한 방에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오늘 아내나 남편에게 가벼운 농담 한마디 건네보는 건 어떨까?
그 웃음 하나가 걱정마저 가볍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말, 그거 생각보다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