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편. 분명 누워있었는데?

117일째 뒤집기의 기적

by 마로

찰떡이는 117일째 되는 날, 처음으로 뒤집었다.


그날따라 이상하게 조용했다.

나는 평소처럼 분유 먹이고 트림 시키고 기저귀를 갈고

하루가 그냥 흘러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잠시 화장실 갔다 온 사이에

휙.

찰떡이가 혼자 뒤집혀 있었다.


“엥…?”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뭐지.. 내가 터미타임을 시키고 갔나..

홈캠을 돌려보니

이 작은 몸으로 아등바등 뒤집고 있었다.


남편한테 전화를 걸었지만 안 받았다.

그 장면을 혼자 본 게 괜스레

비밀이 생긴 거 같이 몽글했다.

곧 웃음이 났다.


100일을 넘기며 버티던 날들이 스쳐갔다.

밤마다 울던 시간들

잠깐 밥 좀 먹자고 했다가 울음에 숟가락을 놓던 순간들.

그 모든 날이 이 짧은 ‘뒤집기 한 번’에 다 녹아내렸다.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찰떡이는 다시 뒤집지를 못해서 울기 시작했다.

달래며 또 웃었다.


그날 밤 생각했다.

진짜 키우는 재미가 이런 거구나...


그리고 덧붙였다.


“뒤집고 울고, 나는 웃고… 이게 행복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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