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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올라프 Sep 17. 2021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기까지 거치는 4단계

상처의 치유 단계


1. 충격과 혼돈


상처를 받은 직후에 겪는 첫 단계는 충격과 혼돈의 단계다. 아직 상황 정리가 깔끔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혼란스럽다.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내 상처를 쉽게 말하기 힘들다.

1단계에서 상처를 제삼자에게 섣불리 얘기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오히려 좋지 않다.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기도 힘들뿐더러 얘기하면서 도리어 상처를 곱씹게 되기 때문이다. 설령 제삼자가 위로를 건네도 그 위로가 마음에 흡수되기 어렵다.  




출처: pixabay

2. 마음앓이 (피해자, 비련의 주인공化)


가까운 사람들에게 아픔을 토로해봤자 상처가 근본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때부터 기나긴 마음앓이 단계가 시작된다. 내가 만든 상처의 늪으로 침잠한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다르게 펼쳐졌을 수도 있을 수백 가지 시나리오를 상상한다. 상대를 미워하다가도 갑자기 자책하고 또다시 상대를 미워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상처를 곱씹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별 소용이 없다. '나는 상처 받은 피해자이고 상대방은 가해자'라는 생각의 함정에 빠진다. 누가 뭐라 해도 이때는 내가 피해자이고 비련의 주인공이다.  




출처: pixabay

3. 객관화  


꽤 오랜 시간 마음앓이를 한 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마음의 여유가 점차 생겨난다. 그동안은 나의 다친 마음만 생각하느라 보이지 않던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상대방이 어떤 의도로 나에게 상처되는 언행을 한건지, 혹시 별다른 악의 없이 그저 사람이기 때문에 저지를 수 있는 실수였는지, 행여나 내가 상처를 더 키운 건 아니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상대방이 잘한 건 없을지라도 내게도 일정 부분 잘못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동안은 내게 마상(마음의 상처)을 입힌 사람을 마음속에서 꽉 붙들고 있었다면 객관화 단계에서는 그를 점차 놓아주게 된다.




출처: pixabay

4. 용서와 성장


4단계가 되어서야 나에게 상처 줬던 사람을 용서하게 된다. 만약 그 사람이 가족, 절친과 같이 가까운 사람이라면 만나서 깊은 속풀이 대화를 할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만약 인연을 끊었던 사람이라면 굳이 다시 만남을 이어가진 않아도 홀가분하게 마음속에서 그 사람을 놓아줄 수 있다. ‘나는 피해자이고 상대방은 가해자'라는 도식에서 벗어난다. 이때는 비로소 주변 사람에게 힘들었던 상황에 대해 무덤덤하게 말할 수도 있게 된다.

상처로 인해 오랜 시간 힘들었지만 이 또한 인생을 살면서 언젠가는 겪었어야 하는 일임을 인정하게 된다. 과거를 탈피하고 현재를 살아갈 힘이 생긴다.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같은 상처를 피할 수 있는지 교훈을 배운다. 예전보다 더 단단하고 성숙한 사람이 된다.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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