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프롤로그
"저는 평생을 엄마를 미워하느라 저의 모든 에너지를 다 쓴 거 같아요. 엄마에게 사랑을 못 받아서일까. 저는 항상 자신감이 없고 두려움이 많았어요. 성인이 되면서는 공황장애까지 생겼어요. 제게 호감을 느끼는 이성이 다가오면 나같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을 왜 좋아할까, 이해되지 않았어요. 저는 지금까지 나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라는 반갑지 않은 확신에 차서 살아왔던 것 같아요."
저를 찾아오는 내담자들에게서 듣는 엄마에 대한 기억들은 대부분 가슴 아프고 부정적인 색채로 채워져 있습니다. 상담을 하면 할수록 심리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내담자들의 핵심적인 갈등 요인 중 하나는 엄마와의 관계에서 어린 시절부터 부정적인 기억이 깊은 상처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는 슬픔으로 얼룩진 그들의 삶에 희망이 내비칠 수 있도록 엄마와의 관계를 되짚어보고 싶었습니다. 원인 모를 분노와 두려움, 체념으로 자신의 소중한 삶을 더 이상 몰아세우지 않고, 온전하게 나 자신을 찾아서 내가 맺는 관계들이 평온하고 굳건해지는 방향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엄마답지 못할 때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엄마'를 다시 찾아가야 합니다.
엄마와의 상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우리의 삶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깨닫고, 엄마와 나 사이의 적절한 거리와 깊이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엄마가 엄마답지 못할 때는 분명 엄마에게 내면적인 상처가 있습니다. 그런 엄마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내 안의 상처도 이해되고 이를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단지 엄마이기에 이해해야 한다는 힘없는 조언이 아닌,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나를 이해하고 엄마와 나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도록 책임감 있는 방법과 의미 있는 상담 경험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내 안의 힘이 시작된 곳
엄마라는 존재는 내가 힘들다고 해서 쉽게 떠날 수 없는, 한 인간에게 절대적이고 특수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단순한 관계가 아닌, 가족의 개념으로 이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매번 저에게 통찰과 감동을 주는, 가족 세우기를 포함한 가족치료를 소개함으로써 엄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고, 내 안의 힘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 힘을 통해 나와 내 가족 안에 숨겨져 있는 자원과 능력, 잠재력을 일깨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