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회사에서 UI UX 디자인을 합니다.
무더웠던 어느 여름날... 주 1회 달콤한(?) 오피스 근무를 마치고 회사를 나서는 길이었습니다.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 맥주 한 잔 땡기죠.'
'업무로 채운 바쁜 하루의 마무리. 맥주 한 잔 해야죠.'
.
.
사실 맥주 한 잔의 이유를 만들자면(?) 무한대로 만들 수 있을 거예요(?)
팀원에게 딱 한 잔만 하고 가지 않을래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던 날이 많았지만... 한번도 하지는 않았어요. 망설여졌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말이죠.
(1)업무의 연장선을 만들까 봐서요.
(2)일과 친목의 경계를 구분해야 하지 않나 하고요.
(3)팀원은 쉬고 싶은데 거절도 못하고 가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요. (여기서 tmi. 저는 나이 많은 후임이고, 팀원은 거절을 잘 못하는 성향입니다.)
제가 회사에 들어가고 두 분이 퇴사를 하셨는데요. 퇴사 과정에서 감정이 상했고 서운해하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내 업무가 아닌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부서는 있는데 팀원은 없으니 부서의 경계 없이 일하게 되죠. 게다가 한국 생활이 서툴 외국인 대표를 긴밀히 도와주거나 크고 작은 이슈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면서 동료 이상으로 가까운 친구가 되었기 때문에 더 섭섭한 마음이 컸을 거라 생각해요. 이렇게 글을 적다 보니 사실은 팀원을 배려한다기보다 제가 서운하고 싶지 않아서 적당한 거리를 뒀었던 건가 싶어 지네요.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그 관계를 해치고 싶지 않아 이런 고민이 생겼나봐요. 그리고 때로는 친분이 생산을 방해하기도 하니까요. 직장생활 만렙인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정답은 없더라고요. 중심을 잘 잡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잔 정도는 혼술로도 즐길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