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꽃이 주는 행복

매일 짧은 글쓰기 - 꽃을 받으면 특별해지지

by maybe



매년 생일이 되면 꽃바구니 선물을 받는다. 벌써 10년이 훨씬 넘은 생일 이벤트인데, 매년 로맨티시스트 나의 아빠가 보내주신다. 꽃이 낯설고 인색했던 철부지 시절에는 아빠가 사주는 생일 선물이 가끔은 서운했다. 더 좋은 것도, 더 비싼 것도 있었을 텐데 왜 하필 시들면 버리게 되는 생화였을까. 하지만 언제인가부터 아빠가 보내주는 생일 꽃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즈음부터 생화가 주는 기쁨을 알아버렸다.


언젠가 다니던 회사에서 행사가 있어서 다른 곳에서 꽃배달을 받았는데, 다음날 출근하니 나도 모르는 새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어쩌다 보니 회사 전 직원들에게 생일과 꽃바구니를 광고하게 된 것이다. 꽃 배달하는 분이 "000 씨 계세요?" 하며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는 통에 모르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나서 업무로 미팅을 할 때마다 "아! 저번에 꽃바구니 받으신 분이죠?"라는 질문을 꽤 오랫동안 받았다.


아빠로부터 꽃 선물의 즐거움을 알게 된 후 종종 친구들을 만날 때 꽃 선물을 한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주고받는 꽃 선물은 가벼운 듯하면서도 진한 여운이 남는다. 꽃 선물을 주거나 받은 날은 특별한 날이 된다. 그래서 이따금씩 꽃집에 들러 나를 위한 꽃을 사 오곤 한다. 좋아하는 꽃이 보이면 사 오기도 하고, 그때그때 유행하는 꽃을 선택하기도 한다. 화병에 꽃아 두거나, 말려서 걸어두기도 한다. 공간에 생화 한 송이 꽂혀있기만 해도 분위기 전환이 된다. 거기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은은한 향기를 맡게 되는데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 이것이야말로 꽃이 주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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