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짧은 글쓰기 - 꽃을 받으면 특별해지지
매년 생일이 되면 꽃바구니 선물을 받는다. 벌써 10년이 훨씬 넘은 생일 이벤트인데, 매년 로맨티시스트 나의 아빠가 보내주신다. 꽃이 낯설고 인색했던 철부지 시절에는 아빠가 사주는 생일 선물이 가끔은 서운했다. 더 좋은 것도, 더 비싼 것도 있었을 텐데 왜 하필 시들면 버리게 되는 생화였을까. 하지만 언제인가부터 아빠가 보내주는 생일 꽃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즈음부터 생화가 주는 기쁨을 알아버렸다.
언젠가 다니던 회사에서 행사가 있어서 다른 곳에서 꽃배달을 받았는데, 다음날 출근하니 나도 모르는 새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어쩌다 보니 회사 전 직원들에게 생일과 꽃바구니를 광고하게 된 것이다. 꽃 배달하는 분이 "000 씨 계세요?" 하며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는 통에 모르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나서 업무로 미팅을 할 때마다 "아! 저번에 꽃바구니 받으신 분이죠?"라는 질문을 꽤 오랫동안 받았다.
아빠로부터 꽃 선물의 즐거움을 알게 된 후 종종 친구들을 만날 때 꽃 선물을 한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주고받는 꽃 선물은 가벼운 듯하면서도 진한 여운이 남는다. 꽃 선물을 주거나 받은 날은 특별한 날이 된다. 그래서 이따금씩 꽃집에 들러 나를 위한 꽃을 사 오곤 한다. 좋아하는 꽃이 보이면 사 오기도 하고, 그때그때 유행하는 꽃을 선택하기도 한다. 화병에 꽃아 두거나, 말려서 걸어두기도 한다. 공간에 생화 한 송이 꽂혀있기만 해도 분위기 전환이 된다. 거기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은은한 향기를 맡게 되는데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 이것이야말로 꽃이 주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