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근무하는 친구가 교장 연수를 받게 될 즈음의 이야기이다. 50년 지기 네 명의 만남에서 우리 모두 울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교장 연수 대상자 명단에서 자기 이름을 발견한 그날, 치매에 걸려 자기를 잘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가 떠올랐단다. 엄마를 모시고 사는 작은오빠에게 전화를 하니, 엄마 컨디션이 너무 좋으셔서 내려오면 좋겠다고 해서 한걸음에 서울에서 내려왔다고 한다. 친구는 그 말을 하며 눈이 갑자기 빨개졌다. 딸을 보자마자 친구의 엄마는 딸의 이름을 부르며 오랜만에 막내딸을 알아보셨다고 한다.
"엄마, 나 좋은 소식이 있어."
그 말을 들은 친구의 엄마는, 가는 손으로 딸의 얼굴을 만지며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우리 딸 교장 선생님이 되는구나! 애썼다. 고생 많았어."
그 말을 하면서 내 친구의 빨간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듣고 있던 우리 친구들의 눈에서도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