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수아 Jan 31. 2024

내 친구 혜숙이

혜숙이는 아홉 살에 만난 제 친구입니다. 순하면서도 명랑하고 착한 그 친구가 저는 참 좋았습니다


혜숙이와 저는 결혼하면서부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지요. 여느 가정과 달리 두 어머니 모두 집안의 가장으로 사신 분들이었습니다


우리 두 사람 모두 시집살이가 만만치 않았지만, 굳이 모임에 나와 시어머니 험담을 많이 하지는 않았습니다


설 명절이 다가오니 50년 지기 친구들 카톡 방에 글들이 올라옵니다. 혜숙이는 어머니 생신에 딸 생일, 명절 준비로 엄청나게 바쁠 것 같지만, 오랜 맏며느리답게 별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음식 솜씨가 좋던 혜숙이 엄마는 요양병원에 계시고,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다고 아버지가 전화를 하시면 혜숙이는 급히 음식을 만들어 친정에 다녀오곤 합니다


아홉 살에 만난 제 친구 혜숙이는 이제 예순이 되는데, 혜숙이가 할 일은 아직도 줄지가 않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