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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gzort Sep 15. 2021

'6月'의 빛과 소금, 그대 떠난 뒤

빛과 소금「빛과소금 Vol.1」

https://www.youtube.com/watch?v=rpmUf2Kfm94

빛과 소금 「빛과 소금 Vol.1」 Track 7 '그대 떠난 뒤'


【 빛과 소금 】 「빛과 소금 Vol.1」


'6月' 빛과 소금, 그대 떠난 뒤


봄을 만끽하기도 잠시, 눈 깜짝할 새 여름 초입에 들어섰다.

6월 치고는 비도 많이 왔고 덥기도 덥고, 쌀쌀하기도 했던 '정신없는 봄과 여름 사이'

소금이 잘 섞이지 못해 아직 제 간을 찾지 못한 '' 같은 느낌의 '봄과 여름 사이'였다.


어쨌든 내겐 올해 '6월' 만큼 다채로웠던 적이 없었다. 술도 참 많이 마셨고, 생전 해보지도 못한 일도 해보고, 나름 작은 꿈도 있었고, 새로운 사람도 많이 만났고. 그래서 그런지 지나치게 감성적이었었던 '6월'


기억에 남는 건, 짧은 회상이지만 '빛과 소금, 장기호'의 목소릴 듣곤 많이 운 기억이 난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없었고 뭐 다들 "음악에 취한다"라고 말하는 그런 맥락의 감성에 젖었던 것 같다.

그때 난 그 말의 의미가 단순히 "좋다..."같은 짧은 탄식 혹, 미사여구를 내뱉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알코올'을 내 안에 때려 박은 후에야 찾아오는 '필름 아웃'. 어젠 모든 것이 예민하기만 하고 생생하지만, 다음 날엔 받아들이고 싶은 강렬한 순간만 내 머리에 때려 박는 듯한 뇌의 '선택적 정보처리' 음악의 도움으로 지나치게 감성적일 땐, 그 순간이 내 안에서 이끌려 나온다.


음악과 깊은 교감 뒤 잠든 날엔, 어제 '그 순간'의 전 후 기억은 도통 떠올릴 수가 없다.

술이라도 진탕 마신 것처럼 "오직 그 순간 만을 기억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난 겨울에 태어나 그런가 어릴 때부터 여름이 싫었다.

늦봄부터 항상 준비해 온 '여름 나기 프로젝트'

"어떻게 하면 올여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가진 거라곤 짠맛 밖에 없는 여름의 볕을 조금이나마, 덜 쬐고 싶었던 작은 바람일까?

내가 좋아하는 시티팝의 계절이긴 하지만,


[6월 30일 06:30 AM]

이제는 정말로 힘을 다 해, '노쇠한 봄'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아쉽고 울적하다.



빛과 소금 「빛과 소금 Vol.1」
빛과 소금 「빛과 소금 Vol.1」수록곡


소개한 음반은 [ 빛과 소금 ]의 '빛과 소금 Vol.1'

'빛과 소금'의 첫 정규 음반이다. 개인적으로 국내 밴드 중 가장 순수하고, 진솔한 감성을 잘 녹여내는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다.


 '빛과 소금'의 결성은 1986년에 결성된 '봄여름가을겨울'의 전신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봄여름가을겨울은 '김현식(보컬)','김종진(기타)', '전태관(드럼)', '장기호(베이스)', '유재하(키보드)' 우리나라 전설의 아티스트로 구성됐고, 결성 2년 만에 해체 됐다.

'장기호'는 '봄여름가을겨울'을 탈퇴한 뒤,  유재하가 나간 뒤 들어 온 '박성식 (키보드)'과 '한경훈 (기타리스트)'와 함께 '빛과 소금'을 결성한 것이 전설의 시작이였다.

사실 속사정은 그 당시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은 '김현식'이 스케줄 관리를 맡았고 거기에 맞춰 밴드를 운영했다. 그 당시 유명했던 '김현식'이라고 해도 모든 구성원이 만족할 수입을 챙기긴 힘들었다, 장남이었던 '장기호', '박성식'은 당장 생활에 돈이 필요했고 어쩔 수 없이 '장기호'와 '박성식'은 '봄여름가을겨울'을 탈퇴했던 것이다.


'빛과 소금'은 '봄여름가을겨울'과 같은 퓨전재즈 밴드이다. 당시 '봄여름가을겨울'이 큰 인기를 얻고 있어 '빛과 소금'은 이들 만큼의 인기를 얻진 못했다. 하지만 분명 두 밴드 사이엔 다른 ''이 존재한다. 아마 그 의 차이가 지금 현재 마니아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일본에선 빛과 소금 음반 수요가 증가해 특정 음반의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은 적도 있다.

난 그 ''의 차이가 '빛과 소금'만의 깨끗함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부담없이 일정하게 먼지없는 흐름을 추구하는 그들 만의 '음악세계' 난 그것이 그들이 지금까지 사랑 받는 원동력이 아닐까싶다. 한 부분이 아닌 노래 전체가 우리의 감정 속에 스며드는 그런 느낌 말이다.

장기호: 제 노래를 들으려하지 말고 전체적인 느낌을 들어줬으면 한다. 내 노래는 연주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한 음악적 언어를 대중적 언어로 바꾸는 데는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그 기술의 가능성을 실험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객관적 평가는 듣는 사람의 몫이지만 그것에 그다지 매달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무시하지는 않지만...

필자는 '장기호'를 정말 좋아한다. '버클리 음대' 출신의 탄탄한 음악세계, 정박도 엇박도아닌 마치 박자를 가지고 노는 듯한 미칠 듯한 레이백, 평범한 듯하며 마음속에 부담없이 스며드는 그의 목소리..

빛과소금’의 앨범 ‘Re:union(동창회)’ 뿐 만아니라, 특히 2021년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의 '그 여름의 마지막' 역시 '전설'은 죽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준다.

https://www.youtube.com/watch?v=-PDW_TsS0VY

'그 여름의 마지막 + 샴푸의 요정'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슬프기도, 기쁘기고, 설레기도 수 많은 감정들이 스쳐간다. 그때 '빛과 소금'은 마치 조미료 마냥 그 감정에 적당한 '소금'을 뿌려주는 '감정증폭제'가 아닐까?

미안한 말이지만, 죽기 직전.. '그 순간'까지도 우리에게 그들이 음악을 전해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장기호:

"언젠가 한 인터뷰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난 내 음악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대중음악이 너무 쉽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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