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줄 수 있다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시대이다.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는 아스파라거스, 감자 등의 최상단 연관 검색어를 갖게 되었으며 올리는 상품마다 족족 매진을 거듭하니 웬만한 인기 쇼호스트 부럽지 않은 판매의 달인이다.
2주 만에 감자 4000톤 완판 한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님의 프로필 사진
2017년 인스타 최초로 팔로워 1억 명을 돌파한 셀레나 고메즈는 포스팅을 한 개 올릴 때마다 $800K 이상의 금액을 받는다고 한다. 흔히 매체의 비용 효율성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지표 중 하나인 CPM (Cost per Mille ,1000번 노출 당비용) 기준에서 후하게 가정해서 (보통 페이스북 페이지의 경우 게시물 당 팬의 10-15% 정도에게만 노출이 된다.) 팔로워 1억 명 전부에게 1회씩 노출된다고 가정하더라도 1000번 노출당 $8의 단가를 추측해볼 수 있다. 이는 미국 디지털 소셜미디어의 평균적인 CPM이 $6~$7 사이니 광고주들이 피드 한 건의 노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꽤 높은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SNS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에 소비자는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호갱은 되기 싫지만 일일이 정보는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에게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선택지를 간추려 준다면 자연스럽게 지갑이 열릴 수밖에 없기에 커머스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인플루언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세포마켓에 열광하는 2030
대형마켓에서 파는 떡볶이보다는 끝장떡볶이
대기업 브랜드 옷보다 오르(Orr)
백화점 구두보다는 바이미나(bymina)
마트 음료수보다는 아이디어스(Idus)에서 판매하는 ABC쥬스
일원화된 판매채널의 시대에서 개인 단위로 잘게 쪼개지고 있는 세포마켓이 뜨고 있다. 끝장떡볶이, 오르, 바이미나는 모두 인스타에서 최소 5만~15만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이며 2030 밀레니얼의 열광적인 반응 속에 대부분 재고를 올리자마자 클릭 전쟁 속에 매진이 되거나 일 년에 특정 시기만 판매를 하는 등 새로운 운영방식으로 기존 커머스 기업의 문법을 바꿔나가고 있다. 이러한 세포마켓의 성장 덕에 국내 C2C 시장은 2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이 규모는 연간 온라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5건 중에 1건의 거래는 세포마켓을 통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커머스 플랫폼 기업들은 인플루언서를 자신의 플랫폼 안에 가두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customer journey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를 확보하는 데 주도권이 늦어진 네이버가 최근 인플루언서 검색을 런칭하고 카카오가 샵탭을 키우는 등 보유하고 있는 3천만 이상의 유저 베이스 기반으로 인플루언서를 모시기 위한 윗단의 퍼널을 키우는 전략을 사용한다면 이미 인플루언서를 확보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경우에는 각각 브랜드 커넥트와 페이스북 샵 등을 통해 자사 플랫폼 안에서의 구매 편의성을 높이며 아랫단까지 이어지는 퍼널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과 몰인몰
이러한 플랫폼들과 경쟁하면서 트래픽을 모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 커머스 업계도 인플루언서들을 인프라화 시키기 위해 클릭 및 구매에 따라 인플루언서 및 제휴 사이트와 0.5~5%선에 달하는 일부 수익배분을 하는 쿠팡 파트너스 같은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이나 에이블리, 브랜디처럼 인플루언서들을 몰인몰 형태로 입점시키는 인플루언서 마켓 방식을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다. 다만 플랫폼이 다원화되다 보니 수익에 따라 움직이는 인플루언서의 특성상 자체 판매 대비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은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에 목마른 나노 인플루언서 위주의 시장이며 대형처럼 팬심에 기대기보다는 인플루언서 한 명 한 명이 소호몰로써 판매에 대한 전문성과 개인기가 중요하기에 제대로 판매가 일어날 수 있도록 교육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연예인들의 새로운 수익원 IP커머스
이러한 인플루언서들의 등장과 함께 과거의 안정적인 광고수익에 위협을 느끼는 연예인들의 경우에도 활발하게 상품에 본인의 이미지를 입혀 직접적으로 판매까지 활용하는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최근 임수정과의 콜라보를 통해 비건 수분크림을 출시한 IP커머스 그레이고
과거에는 주류에서 벗어난 연예인이 홈쇼핑을 통해 중장년 시장을 타겟하거나 과거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자체 브랜드를 런칭했다면 지금은 메인스트림에 있는 다양한 연예인들도 뉴미디어에서 활발하게 팬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으며 원타임 광고료가 아닌 판매에 따른 수익배분에 참여하는 IP커머스 형태를 통해 다양한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라이브 커머스의 부상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트렌드와 더불어 라이브 커머스 역시 새로운 판매방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영상을 통해 전달되는 신뢰성 있는 정보, 실시간 소통 기반의 판매방식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으나 엄마 아빠 세대의 매체가 홈쇼핑 시대였다면 전달 방식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거쳐 라이브 커머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
이러한 방식을 쉽게 구현하도록 도움 주는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인 그립은 회사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아 작년 가을 35억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그립의 서비스를 통해 2030은 채팅을 통한 판매자와의 실시간 쌍방향 소통에 열광하고 있으며 홈쇼핑이 중장년층의 수요에 집중한다면 다양한 라이브 커머스 판매자들은 2030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트렌디한 아이템을 판매하고 소비자는 이에 매력을 느낀다. 판매 모델의 관점에서도 홈쇼핑은 1회성으로 많은 물량이 소진될 수 있는 만큼 방송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4-5억에 달하는 재고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의 재고 부담이 크고 쪽박이 난다면 벤더사는 일반적으로 판매되지 않은 재고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의 경우 1회성 판매의 양 자체는 홈쇼핑보다 적으나 재고부담이 덜하고 중간에 홈쇼핑 업체의 매입을 끼지 않는 B2C, C2C의 직거래 형태이며 수수료는 10%대로 일반적인 홈쇼핑의 수수료인 30% 대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다. 한국보다 훨씬 거대한 라이브 커머스 규모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도 이 시장이 둔화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2배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국내의 경우에도 한동안은 라이브 커머스 붐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까지 3부작에 걸쳐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커머스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다만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굵직굵직한 단어 속에서도 표류하지 않으려면 제프 베조스가 말했듯 앞으로 10년 후에 무엇이 바뀔까 보다는 무엇이 변화하지 않을까에 대해서 집중하고 업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문에서 얘기한 스토리, 경험, 신뢰는 커머스의 핵심 밸류를 형성하고 있는 본질이며 이를 전달하는 매체와 방법론이 모바일로의 시대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탈피와 진화를 거듭해 소비자의 취향과 욕망을 만족시켜 나가고 있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글을 끝마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