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시럽 없는 레시피를 지향한다. 설탕, 시럽, 요리 당을 적게 넣으려고 노력한다. 설탕을 비롯한 당을 넣지 않을 수 있으면 넣지 않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달달하지 않아도, 조금 맛이 덜한듯해도 당 걱정을 덜 하는 식단을 구성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
설탕과 같은 요리 당을 넣지 않고 요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맛이 없다’는 사람들의 평가다. 나 혼자 먹는 요리는 건강을 생각하면서 맛없어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먹는 요리는 가족들이 ‘맛없다’는 평가를 내릴까 봐 요리를 하는 입장으로서는 조마조마하다. 초조한 마음에 자꾸 묻는다.
“어때? 괜찮아? 맛있어?”
맛있다고 해도 끊임없이 확인한다.
“좀 싱겁지? 괜찮아? 마음이 급해서 깨가 확 쏟아져 버렸네.”
친구나 부모님 등 지인을 초대하기라도 하면 ‘맛없다’는 평가에 담대하기는 어지간해선 쉽지 않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봐도 혹시 입맛에 맞지 않은데 억지로 먹고 있으면 어쩌지? 눈치를 살피게 된다. 이왕이면 내 요리를 맛보는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은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보편적으로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음이 약해질 때 설탕의 습격이 시작된다.
◎ 단 거 중독엔 관대하다.
카페인 중독, 알코올 중독, 니코틴 중독, 게임중독, 핸드폰 중독, 쇼핑 중독, 약물 중독, 투자 중독, 사업 중독 등 현대인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중독에 대한 경각심은 있지만 단 맛 중독에는 관대하다. 나조차도 ‘당 떨어졌어. 달달한 거 좀 먹어야겠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며 단것을 찾곤 한다.
단 맛에 중독된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만큼 단 맛은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요물이다. 단 맛에 중독되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난 단 거를 좋아해,라고 입맛에 대한 취향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단 맛에 길들여지는 것도 엄연히 중독이다.
집 안팎으로 달달한 먹을거리들이 넘쳐난다. 건강을 위해 마시는 과일 주스, 원활한 장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먹는 요구르트, 매콤 달콤한 떡볶이, 달달한 커피, 하루 한 번쯤 먹는 과자, 떡, 빵과 같은 간식들까지 하루 동안 섭취하는 당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 다이어트 및 혈당 관리 조리법
반찬을 만들 때, 요리할 때, 설탕을 넣지 않을 수 있으면 굳이 넣지 않는 시도를 하고 있다. 모든 반찬마다 설탕을 넣지 않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
나를 포함 식구들이 밖에서 섭취할 당의 양을 고려해서 당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반찬에는 설탕을 아예 넣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넣어 하루 종일 섭취하는 당의 양을 통제하는데 신경 쓰고 있다.
식탁에 올라오는 여러 가지 음식 중 설탕, 올리고당, 시럽 등 요리 당을 넣은 음식은 반찬을 포함해 한 개, 많아봐야 두 개 정도다. 나머지 반찬이나 음식에는 당을 넣지 않고 조리해서 전체적으로 당 섭취를 조절한다. 그럼에도 달달한 액상 과당 음료, 과자, 빵과 같은 군것질의 섭취로 인해 많은 양의 당 섭취를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혈당 관리뿐 아니라 다이어터로서, 설탕을 줄이면 쉽게 살 빠진다. 설탕을 비롯한 당 섭취만 줄여도 다이어트가 쉬워진다. 다이어트할 때는 설탕 섭취를 반드시 줄여야 한다.
◎ 쌀밥은 죄가 없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성인병 진단을 받았거나, 선천적으로 췌장이 약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쌀밥을 먹는 것에 대해 다이어트나, 건강관리 측면에서 너무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혈당을 높인다며, 살찌는 원인이라며 빌런 취급받는 쌀밥. 쌀밥은 죄가 없다. 먹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쌀밥을 줄이기 전에 다른 걸 먼저 줄여 보는 게 어떨지.
- 시럽이 많이 들어간 달달한 액상 과당 음료(특히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 중이라면 액상 과당 음료는 반드시 줄이거나, 끊을 수 있으면 끊는 것이 좋다.)
- 설탕이 많이 들어간 요리와 반찬들
- 설탕과 버터가 많이 들어간 달달한 빵과 떡
- 각종 화학 식품이 들어간 과자
- 햄, 소시지 같은 가공식품
- 인스턴트식품
▽쌀밥을 이렇게 먹어보는 것은 어떨지.
- 설탕을 넣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줄인 반찬과 함께
- 설탕을 넣지 않거나 줄일 수 있을 만큼 줄인 제철 나물 반찬(시금치, 비릅, 방풍, 두릅, 콩나물, 고사리, 도라지, 더덕, 미역, 냉이, 달래, 쑥, 취나물, 가지, 버섯 등)
- 쌈 채소, 샐러드 채소 등 다양한 채소와 함께
이렇게 먹어도 몸이 나아지지 않으면 그때 쌀밥을 줄이는 것을 고려해도 된다. 다이어트할 때도 건강관리를 할 때도 건강한 레시피로 조리하고 건강하게 구성한 식단으로 먹는 쌀밥은 죄가 없다.
◎ 잡곡밥과 흰쌀밥 중 무엇을 먹어야 할까.
쌀밥을 먹는 것이 너무 염려된다면 콩이나 녹두를 섞어 밥을 짓거나 현미, 보리, 팥, 수수, 조 등 다른 잡곡을 섞어 밥을 지어 먹는다.
잡곡밥이 좋다고 하지만 흰쌀밥이든, 잡곡밥이든 개인의 건강 상태와 활동량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노약자, 유아, 회복해야 하는 환자)에게 잡곡밥은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과도한 잡곡 섭취는 신장에 무리를 주기도 한다.
흰쌀밥을 먹든 잡곡밥을 먹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으로 구성된 3대 필수영양소와 여기에 비타민과 무기질을 포함한 5대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는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먹은 뒤에는 몸을 움직여주어야 한다. 가벼운 산책 활동이라도 하루 동안 섭취한 당과 칼로리와 지방을 소모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맛있게 느껴지게 하는 방법
지금 당장 내 입맛에 달달한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당장 ‘맛있다’고 칭찬의 말을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한다. 밖에서 먹는 것보다 맛이 덜한 것 같은 음식을 먹고 고개를 갸웃하는 식구들의 표정을 보는 것을 이겨내야 한다.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식구들, 달고, 짜고, 매운맛을 좋아하는 청소년 자녀들이 ‘안 먹어’라고 거부하는 것을 이겨내야 한다.
설탕을 덜 사용하고 덜 자극적인 음식을 맛있게 느껴지게 하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어렵지 않고 쉽고 간단한 방법이다.
첫 번째는 음식을 먹을 때 바로 요리해 먹는 방법이다. 방금 한 따뜻하고 신선한 요리는 달지 않아도, 자극적이지 않아도 맛있게 느껴진다.
두 번째는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요리하는 방법이다. 채소는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지고, 육류와 해산물은 시간이 지나면 쿰쿰한 냄새가 난다. 신선하지 않은 식재료로 요리를 할 땐 신선함을 감추기 위해 양념 범벅을 하여 변질이 일어난 맛과 향을 숨기는 수밖에 없다.
파릇파릇한 채소와 냄새가 나지 않는 신선한 육류 및 해산물을 사용해 요리하면 달달하게 요리하지 않아도, 대단한 양념을 하지 않아도 맛있게 느껴진다.
◎ 또 다른 기적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식습관
아무리 좋은 거라도 좋은 습관을 들이는 초반이 가장 힘들지만, 달지 않게 조리한 음식에 결국 식구들의 입맛이 적응한다. 나중에는 입맛이 바뀌어 밖에서 먹는 음식 중 너무 달거나, 너무 짜거나, 너무 자극적인 음식보다 엄마가(또는 아빠가) 해준 소박한 집밥이 가장 맛있다고 하는 날이 온다. 건강한 맛을 좋아하는 자녀들을 보면서 먼 미래에 나 없이 살고 있을 자녀들이 씩씩하게 잘 살고 있을 거라는 마음이 들어 안도한다.
달달한 음식보다 달지 않은 음식이 맛있다고 하는 기적과도 같은 날은 먹는 사람의 지속 가능한 건강을 생각한 마음이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낸 기적이다. 이 작은 기적은 또 다른 기적을 부른다. 달지 않은 음식,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즐기는 입맛은 삶에서도 이어진다. 달콤한 유혹에 무덤덤해진다. 자극적인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다. 먹는 것이 곧 나다,는 말처럼, 맵고, 짜고, 달고, 자극적이지 않은 입맛이 내 삶의 전체적인 톤을 은근하고 강하게 칠해준다.
※이미 당뇨 진단을 받았거나, 당뇨 전단계이거나, 혈압이 높거나, 고지혈증, 콜레스테롤, 심혈관계에 이상이 있는 경우의 쌀밥 섭취량은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을 권하며, 무엇보다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