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더니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부드럽게 감싼다. 집안에 풍기고 있는 맛있는 냄새를 맡은 덕에 잠에서 깬 것인지도 몰랐다.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
'무슨 냄새지?'
잠이 덜 깬 채로 냄새의 종류를 가늠했다.
'빵을 굽는 모양이군.'
달그락달그락, 바쁜 손길이 접시들을 건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가 벌써 일어났지?’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 다섯 시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던 엄마의 모습이 환영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된장국 냄새, 김치찌개 냄새, 생선 굽는 냄새, 불고기 냄새가 나는 듯하다. 손을 뻗어 부엌에서 홀로 아침을 준비하는 엄마를 안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제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
일어나 주방으로 갔더니 아일랜드 홈바 위에 접시가 놓여 있고, 접시엔 세 장의 프렌치토스트가 가지런히 올려있었다. 금비는 가스레인지 앞에 서서 프라이 팬에 또 다른 프렌치토스트를 굽고 있었다.
“어머나! 우리 통하나 봐! 나도 남은 식빵으로 오늘 아침은 프렌치토스트 해먹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어!”
금비가 프렌치토스트를 굽는 모습을 보며 고마운 마음에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은 다 비슷한 생각을 해.”
금비가 프렌치토스트를 구우며 대답했다.
계란 물에 시나몬 가루를 듬뿍 넣은 금비 프렌치토스트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설탕 뿌렸어?”
“뿌렸지.”
"뭐 도와줄까?"
"다했어."
“음료는 내가 준비할게.”
⓶ 케이만을 위한 우유+요거트
같이 곁들일 음료는 우리가 즐겨 마시는 ‘우유+요거트’.
‘우유+요거트’는 집에서 유일하게 찬 우유를 마시면 배가 꾸륵꾸륵 한다는 케이를 위해, 케이에게 우유를 마시게 하고 싶어 고안해낸 음료다.
한국인의 70%-80%는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이라고 하니 가정마다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인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우리 집에선 케이가 우유를 마시면 배가 꼬륵꼬륵하다고 했다. 우유를 마시고 나면 배가 꾸륵꾸륵하다며 손바닥으로 아랫배를 문지르며 다니는 케이.
온도가 문제인가 싶어서 우유를 따뜻하게도 데워줘 보고, 미지근하게도 데워줘 봤더니 따뜻한 우유도, 미지근한 우유도 별로라 했다.(순둥순둥한 케이다보니 아주 작게라도 뜨뜻미지근한 의사를 표현하면 민감하게 반응해 순한 성질 지켜주어야 한다.)
아, 진짜 안 맞아. 나는 따뜻한 우유 고소해서 좋기만 하던데, 미지근한 우유도 맛있기만 하던데. 하지만 케이의 찬 우유 거부 반응 때문이 아니라 해도 따뜻한 우유는 한여름에 주기에는 너무 더울 듯해서 사시사철 일용할 음료로는 좀 아쉬웠다.
찬 우유는 못 마시고, 뜨뜻미지근한 우유는 떨떠름해하는 케이에게 마시는 요거트만 주었더니 너무 단거 같았다. 사실 우유와 요거트의 영양 성분은 비슷해서 우유를 소화 못 시키는 사람은 우유 대신 요거트를 마셔도 된다. 이건 케이에게 요거트를 먹이던 어느 날 문득 우유와 요거트 성분이 궁금해서 영양성분표를 비교해 보고 알게 되었다.
찬 우유도 못 마시고, 따뜻한 우유도 못 마시고, 미지근한 우유도 싫다 하면서, 우유는 또 마시고 싶어 하는 케이. 어느 날 우유를 컵에 따른 뒤 요거트를 조금 섞어주었더니 케이가 여태 먹은 음료 중 가장 좋아했다. 우유만 먹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속이 꾸륵꾸륵하지 않다고 했다.
케이 맞춤 음료를 찾은 후로 매일 아침 케이에게 우유에 요거트를 살짝 섞은 ‘우유+요거트’를 주고 있다. 쾌변하라고. 퇴근 후 밖에서 사람들하고 고기 구워 먹고, 소주 마시는 날이 많은 K-직장인, K-가장, K-아저씨 케이가 장 튼튼, 뼈 튼튼한 어른 되어서 건강하게 오래 살라고. 금비와 효자 아들에게 오래도록 튼튼한 지붕과 울타리가 되어달라고. 케이 맞춤 음료를 찾았더니 더는 신경이 쓰이지 않아 나도 편하다.
⓷ 다이어트 중이지만 닭갈비는 먹을 테야!
멜론보다 큰 양배추를 샀더니 양배추 쌈을 싸서 배부를 만큼 실컷 먹고도 많이 남았다.
양배추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위장병에 좋으며 해독작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터들이 가까이해야 하는 채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양배추 겉절이, 양배추 물김치, 양배추 샐러드, 양배추 장아찌, 양배추 전, 양배추 샌드위치, 햄버거 등 양배추로 만들 수 있는 양배추 요리가 많지만 많은 양의 양배추를 가볍게 먹어치울 수 있는 요리는 양배추를 듬뿍 넣은 닭갈비.
닭갈비를 너무 좋아해서 점심으로 닭갈비 먹으러 춘천으로 달려갈 만큼 닭갈비에 진심인 나. 닭갈비는 그냥, 왜인지 모르겠지만, 춘천에서 먹는 게 제일 맛있더라. 닭갈비 먹고 커피 한잔 하고 오면 하루 잘 보낸 기분.
“양배추가 많이 남았어. 양배추로 뭐해 먹을까?”
금비에게 물었더니 금비가 내 생각을 읽은 듯 대답한다.
“닭갈비 먹을까?”
신통방통하게 내 맘 같은 대답하는 금비.
“나도 닭갈비 생각하고 있었는데. 양배추가 아무리 많아도 닭갈비에 넣으면 한 번에 다 처리할 수 있지. 우린 잘 통해.”
“사람들 생각은 다들 비슷해.”
금비가 대답했다.
◩ 7월 18일 목요일
간다, 단탄지 아침:
김자반+해물 플레이크 주먹밥,
우유+요거트
간식:
요거트 라테
간다, 단탄지 점심:
떡갈비 정식
*떡갈비, 플레이크를 넣은 닭갈비 볶음밥, 계란프라이, 무장아찌, 절인 토마토
간식:
BR 아몬드 봉봉 밀키 드링크 1/2
저녁:
안 먹음
*BR 아몬드 봉봉 밀키 드링크 칼로리 219kcal/300ml(1개)
김자반+해물 플레이크 주먹밥, 우유+요거트, 요거트 라테
떡갈비, 플레이크를 넣은 닭갈비 볶음밥, 계란프라이, 무장아찌, 절인 토마토
운동 1. 도보 20분
운동 2. 모닝 스트레칭(체조)
운동 3. 헬스
러닝머신 32분, 181kcal
아령(덤벨) L3kg / R3kg 10회 3세트 + 3세트
자전거 15분, 191kcal
파워 벨트 마사지
거꾸리
*372kcal
아침 공복 체중.. 64.8kg
◉ 다이어트하면서 자존감을 저금한다.
어제 64.6kg이었는데 오늘은 64.8kg이다. 어제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운동을 가지 않아서일 수 있다. 이런 경우 ‘나는 살이 쉽게 쪄’라거나 ‘나는 살이 잘 안 빠져’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빠지고 있다. 체중이 줄고 있다. 일시적인 체중 증가 현상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된다.
내 다이어트의 메인 테마는 ‘자존감을 저금하는 다이어트’다.
*건강하고 긍정적인 생활 습관을 형성하며 체중을 감량하는 다이어트(슬로우 다이어트)
*꾸준히 운동하고 저녁 금식하는 다이어트(루틴 다이어트)
*아침, 점심은 골고루 잘 먹는 다이어트(일반식 다이어트)
*쉽고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다이어트(심플이지 다이어트)
*활력 있고 능동적인 삶을 지향하는 다이어트(마르지 않는 다이어트)
*건강하고 긍정적인 습관이 삶으로 이어지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삶이 건강하고 긍정적인 신체로 이어지는 다이어트(지속 가능한 다이어트)
내가 다이어트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며 이 다이어트의 방향이고, 방법이다. 이 여섯 가지 다이어트의 본질을 이해하면 살이 조금 쪘다고 시무룩하지 않다. 열심히 다이어트하고 있는데 도로아미타불이 된 것 같다고 화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