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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곤쌤 Sep 22. 2022

말하기 레시피


상상해보세요. 싱싱한 랍스터가 눈앞에 있습니다. 어떻게 요리해야 할까요? 요리를 못하는 저와 같은 사람이라면 찜통에 삶아서 먹을 생각만 할 겁니다. 하지만 백종원 씨가 알려주는 레시피가 있다면 어떨까요. 빠르진 않지만 레시피의 순서대로 요리를 하다 보면 실패하지 않을 랍스터 요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말하기도 마찬가집니다. 당장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천재지변이 일어나기만을 바라게 되죠. 과거의 제가 그랬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가끔 입을 열면 사람들은 그때부터 휴대폰을 확인하거나 담배 타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말을 줄이고 '잘 듣는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회사에서도 말하기는 늘 회피 대상이었습니다. 장교로 군복을 입는 동안 중요한 브리핑은 늘 동료의 몫이었습니다. 브리핑용 지시봉은 동료의 손에 들려있었고 스포트라이트도 그의 것이 되었습니다. 발표가 끝나면 상급자는 저를 보며 물었습니다.

"자네는 뭘 했나?"

"함께 계획을 수립하고 제반사항을 확인했습니다"

"음..."


말하지 않은 성과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뒤에서 묵묵히 업무를 하는 사람을 몰라보는 시스템과 상사의 문제라고 생각했고 전역을 했습니다. 여러분의 사회는 어떤가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경력이 쌓일수록 신경 쓸 게 많아지는 직책의 특성상 정상적인 현상이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이 특별한 케이스죠.) 



이처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나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들은 의외로 자주 찾아옵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의 어색한 순간, 소음이 되어버린 '말하지 않아도 아는' 가족과의 대화, 주목받고 싶은 친구들과의 모임 자리 등 일상적인 순간뿐만 아니라 발표나 면접, 회사 내 보고, 클라이언트 미팅, 회사 동료와의 점심시간처럼 사무 시간 또한 그렇습니다.



그럴 때 사용할 수 있는 레시피가 있습니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재료들과 식기로 새로운 랍스터 요리를 만들어보듯 평소 말하지 않았던 언어 패턴, 혹은 자주 사용했지만 어떤 맛을 내는지 몰랐던 말하기 패턴을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레시피입니다.



레시피는 손질하기, 맛내기, 숙성하기 단계로 나눠서 담았습니다. 기본적인 말의 준비사항을 손질하고, 더 맛깔나게 하기 위한 맛내기, 깊이를 더하는 숙성과정을 통해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재료를 완성시킬 수 있습니다. 말하기 초보라면 이 레시피를 보면서 새로운 말하기를 입에 익숙해지도록 해보시고 말하기 고수의 경우는 '내가 잘하고 있구나' 생각하시며 리마인드 하는 즐거운 요리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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