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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진곤 Sep 11. 2024

발행의 두려움

자신의 글에 자신감을 얻는 방법



글쓰기를 유지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발행입니다. '생각을 공개'하는 두려움 때문이죠. 남들이 보지 않는 일기를 쓰는 건 아무렇지 않은데 말이죠. 하지만 당연한 현상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순댓국을 먹고 거울을 보며 치아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대부분은 민망함을 느낄 겁니다. 벌거벗는 느낌이 들 테지요. 



'내용이 틀렸으면 어떻게 하지'

'내 글을 보고 비웃진 않을까'

'모두가 알고 있는데 유난 떠는 건 아닐까'

다양한 이유로 망설이게 됩니다.



실제로 부정적인 결과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썼던 글로 인해서 가족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고 선배에게 불려 가서 "내가 말한 것을 왜 말도 없이 올렸냐"며 혼난 적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내가 언제 그랬냐"며 다툼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글을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쓸수록 손해인 행위를 굳이 할 이유가 없었죠.



하지만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던 이유를 떠올려보면서 재도전의 용기를 얻었습니다. 생각을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못나보였으니까요. 아니,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 멋있어 보였습니다. 과거에는 갈등이 일어나거나 피해를 입으면 회피하거나 속으로 화를 삭이거나 감정을 실어 표현하다가 제대로 말도 못 했던 경험이 허다했으니까요.



설득할 수 없고 주관 없이 끌려가는 삶이 더 무서웠습니다. 마치 좀비가 쫓아오고 있는데 당장 눈앞에 흔들 다리가 무서워서 못 건너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친한 친구들이 보지 않는 계정을 만들고 필명을 사용해서 작성했습니다. 그렇게 발행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문장은 누군가가 보면 서운하겠다' '이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겠다' '이 표현은 더 순화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완성시켜 갔습니다.



글은 훈련이었습니다. 조금씩 발행하는 글이 늘어갔고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발행의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이것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치아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알았을 때는 활짝 웃을 수 있습니다. 바디프로필을 찍기 위해서 열심히 갈고닦은 몸을 공개하는 건 용기가 생길 겁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과 표현력에 근육이 붙고 공개하는 것이 익숙해지면 두려움은 차츰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멋쟁이라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겁쟁이라서 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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