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FM 장성규입니다>
2020년 8월 8일. 서울에 호우주의보가 내렸다.
출근 시간에 우후죽순 내린 비는 교통을 마비시켰고, 지각과 사투를 벌이는 직장인들의 곡소리가 이어졌다. 늘 이어지는 장마였지만, 올해는 더 심했는데, 이날은 더 심했다.
이런 날이면 아침 라디오는 비상이 된다. 출연 및 섭외자의 도착 여부는 그 날 라디오 한 코너의 존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몇몇 베테랑 디제이까지 지각할 정도로 제작진들의 동동거리는 발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날이었다.
장성규, 이런 사람이었어?
그러나 오전 7시에 시작되는 라디오 생방송 전 여유롭게 컵라면까지 먹었다는 디제이가 있다.
바로 MBC 굿모닝 FM 장성규입니다 의 장성규 DJ. 2019년부터 지금까지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아나운서이다.
작년 돌연 프리선언을 했지만, 현재 웹 예능 화제성 TOP1인 '워크맨'을 만든 장성규. 선을 넘을 듯 말 듯 밀고 당기는 재미를 선사해 ‘선넘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누군가에겐 다소 팩 폭을 날리고, 선 넘을 듯한 드립을 치고, 콘셉트 자체는 중학생 때 때려주고 싶었던 같은 반 남자애보다 더 촐싹 맞은데….
어 이상하다… 장성규 DJ는 다르다. 선넘규가 아니다. 분명 유쾌하지만, 담백하다.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로 청취자의 사연에 공감하며 위로한다. 특유의 재치와 유쾌함으로 청취자들의 출근길 웃음을 담당하는 건 기본이다.
라디오를 듣다 보니 유쾌함에 가려진 인간 장성규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담당 피디님은 라디오 속 장성규 아나운서가 진짜 장성규의 모습과 가깝다고 말씀해주셨다. 집이 방송국과 거리가 있는 편이지만, 평일 생방송 아침 7시 라디오에 지금까지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전 방송사 시절 새벽 다섯 시 뉴스를 하던 습관이 밴 거라며 장성규 DJ의 겸손함과 바른 행실에 대해 칭찬해주셨다. (라디오 방청 후 직접 피디님께 들은 이야기이다.)
라디오 진행 중에 전화 연결된 청취자와의 대화
"저 내일 결혼해요."
"마침 내일 일정이 없는데 갈게요."
라디오가 끝나고 도착한 문자.. 주소를 보니 부산이었다.
잠깐의 내적 갈등 끝에 부산으로 향했고, 결혼식에 도착했다.
뿌듯한 이벤트였다. 두 분 행복하세요.
*6월 28일 올라온 장성규 인스타그램(jangsk83) 내용 일부
장성규는 늘 진심이다. 결혼식이 내일이라는 청취자의 한 마디에 선뜻 부산까지 달려 축하해주는 라디오 DJ가 또 어디 있을까? 아마 이 날 이 청취자는 영원히 장성규 DJ의 팬이 되었을 것이다. 장난인 듯 보이지만 늘 진심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DJ, 이 라디오 더 듣고 싶어 진다.
아침 7시, 당신이 라디오(굿모닝 FM 장성규입니다)를 들어야 하는 이유
아침 7시는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지만, 웃음이 나오는 시간대는 아니다.
지친 몸을 일으켜 동태눈으로 출근길 버스와 지하철에 몸을 집어넣는 시간.
그런데, 출근길 버스에서 누군가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이상한 웃음을 짓고 있다면 그건 의심해봐야 한다.
'혹시 장라인? (굿모닝 FM 장성규입니다 청취자?)'
특히 '장 티쳐의 족집게 해답'코너를 듣고 있다 보면 어이없는 웃음이 피식피식 나온다.
책만 보면 잠이 쏟아진다는 사연, 딸을 위해 집 안에서 영어를 쓰는데 영어를 못해 괴롭다는 사연..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청취자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사전을 펼쳐 해독을 해주는데, 그 해독이 기막히게 맞는다.
라디오는 청취자에게 즉각적으로 주는 힘이 있다. 시청각 매체가 발달하고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시대가 도래했을지라도, 라디오의 음성이 주는 힘은 다분하고, 색다르다.
내가 보낸 문자에 즉각적으로 답해주는 DJ, 오늘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
귓속으로 와 닿는 메시지는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생생하고, 어느덧 가슴으로 직행한다.
특히 오전 7시에는 장성규 DJ가 주는 힘이 배가 되어 와 닿는다.
"여전히 비는 쏟아지지만 우리는 일상을 이어가야만 하죠. 지친 분들에겐 힘을, 우울한 분들에겐 웃음을, 꿈과 희망과 용기와 그리고 선물까지 2시간 꽉꽉 채워서 드리겠습니다."
오전 7시.
힘을 얻고 싶다면, 웃고 싶다면, 지친다면, 피곤하다면, 심심하다면...
아무 이유가 없더라도
오전 7시, 굿모닝 FM 장성규입니다를 들어보자.
당신의 동태눈을 번쩍 뜨게 만들 것이다.
*사진 출처: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