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위험이 사라진 자리
노곤은 꿈속 가장 깊은 곳에서 몸부림쳤다. 그의 눈이 꿈결 속에서 아주 잠깐 떠졌다가, 다시 푹 하고 감겼다.
그리고 낮게, 그러나 세계를 뒤흔들 만큼 강렬하게 중얼거렸다.
“깨우지… 마…”
그 한마디는 꿈의 뿌리까지 뒤흔드는 진동이었다.
이불 산맥은 거대한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렸고, 식혜의 바다는 폭발하듯 솟구쳐 구름을 적셨다.
잠의 초원은 바람맞은 민들레처럼 흔적도 없이 무너져 사라졌다.
교주는 거의 울부짖듯 외쳤다.
“마왕님! 노곤 님의 무의식이 폭주합니다! 이 상태로는 꿈이—!”
콰아아 앙!!!
꿈의 세계가 세로로, 가로로, 대각선으로 동시에 갈라졌다. 포근함과 어둠이 뒤섞여 목표를 잃은 폭풍처럼 회오리쳤다. 쿠션의 파편, 베개의 조각, 식혜의 파동이 뒤섞여 혼돈 그 자체가 되었다.
그러나 발두르는 오히려 고요한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림자와 완전히 하나가 되었고,
공포는 그의 언어였으며 혼돈은 그의 먹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 이게 진짜 전쟁이군.”
노곤의 꿈결이 다시 요동쳤다.
“… 귀찮다니까…”
그 낮은 한숨 하나에 꿈 전체가 거대한 호흡처럼 들썩였다.
이불 산맥은 공중으로 뜨더니 잡히는 대로 눌러 떨어졌고, 식혜의 파도는 멀리서 벼락처럼 쏟아져 내렸다.
잠의 초원은 아예 뒤집혀 별처럼 흩어졌다.
하지만 발두르는 꿈의 장막 속을 꿰뚫고 노곤의 의식 중심을 서늘하게 잡아끌었다.
“노곤. 너의 잠은 이 세계를 위협한다.”
그 말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그림자가 공명하며 꿈의 구조를 억누르기 시작했다. 노곤은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의 파동은 약해지고 있었다. 꿈이 붕괴되며 무의식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교주는 공포와 감탄이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마왕님! 성공했습니다! 노곤님이… 무력화되고 있어요!”
발두르는 꿈에서 일어나는 모든 파동을 가라앉히며 조용히 말했다.
“… 끝났다.”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노곤의 꿈이 폭발했다. 터진 것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세계를 지탱하던 ‘잠의 균형’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현실로 거의 내던지듯 튕겨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