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이 또한 지나가리라
발제는 정리가 아니라 질문이다.
책장 사이에 끼워둔
수많은 목소리들을 불러내어
나는 오늘 밤, 그들과 대화를 한다.
발제란 읽기가 아니라 용기이다.
택스트 텍스트 사이,
이해하지 못한 누군가의 자취를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말하기 위한 온도로 조율하는 일.
발제란 이해가 아니라 발견이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어 있던
사유의 공간을 찾아내고,
그 틈에 조용히 이름을 붙이는 일.
발제란 존재가 아니라 증명이다.
누군가는 발표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짧은 요약이라 말하지만,
내게 발제는
타인의 생각 속에서 나를 찾아오는 과정이다.
말의 무게가 기울지 않도록
지식을 깎고 다듬으며,
잠시 나도 사유의 장인이 된다.
그리고 마침내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순간,
발제는 더 이상 설명이 아니라
나의 입장이 된다.
누군가는 금방 끝날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안다.
발제란 결국
문장과 침묵 사이에서
잠시 나의 존재를 세우는
아주 조용한 질문이라는 것을.
*이 글에 포함된 이미지는 AI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