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이 아닌 '기회비용'의 문제

MZ가 퇴사하는 이유는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by NaeilRnC
출처 : 어린이경제신문(https://www.econoi.com/news/articleView.html?idxno=17963)


배경 : 출근한 지 8개월 만에 회사를 떠나는 젊은 동료를 보며 기성세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요즘 애들은 참을성이 없어.” 하지만 정말 그럴까? 퇴사라는 선택 뒤에는 참을성이 아니라,

기회비용을 계산하는 방식의 변화가 숨어 있다. 한 명의 퇴사자를 보며 나는 다시 생각했다.

‘그들은 회사를 버린 게 아니라, 더 나은 생존 방식을 택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 “참으면 언젠가 보상받는다”는 서사의 붕괴

기성세대가 청년이었을 때, 사회는 이런 말을 반복했다.

“조금만 참아라.”
“너도 나이 들면 알게 돼.”
“버티면 언젠가 보상받는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말은 꽤 오랫동안 실제로 유효했다. 승진은 느렸지만 계단은 있었고, 연봉은 적었지만 꾸준히 올랐고, 한 회사를 오래 다니면 실제로 어느 정도 삶의 안정이 따라왔다. 그래서 퇴사는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선택하는 마지막 카드였다.



문제는 MZ가 사회에 들어왔을 때, 이 서사가 이미 여기저기서 깨져 있었다는 점이다.

열심히 버텼지만 회사와 함께 무너진 선배들을 보았고, 밤낮없이 일했지만 연봉은 거의 오르지 않는 사람들을 보았고, “회사에 충성하면 보상받는다”는 말이 구호에 그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목격했다.


그래서 MZ는 “참으면 언젠가 보상받는다”가 아니라 “참는 시간만큼 기회비용이 쌓인다”라는 새로운 문장을 자기 삶의 기준으로 삼는다.


□ 기성세대 : 회사는 서식지, MZ : 회사는 기회

기성세대에게 회사는 서식지였다. 서식지에서는 조금 불편해도, 조금 억울해도, 조금 힘들어도 버티는 것이 기본값이다. 왜냐하면 서식지를 잃으면 다시 정착하는 데 드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반면 MZ에게 회사는 기회다. 기회는 붙잡을 수도 있고, 아니라고 판단하면 다른 기회를 찾아 나설 수도 있다.

서식지는 “떠나는 것”이 두렵지만, 기회는 “머무는 것”이 때로 더 큰 손해일 수 있다.


기성세대가 회사에 대한 충성을 통해 삶을 설계했다면, MZ는 회사 간의 이동을 통해 삶을 설계한다.

그래서 MZ의 이직을 바라볼 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왜 참지 못하냐?”가 아니라 “그들은 무엇을 계산하고 있나?”

MZ는 회사를 떠날지 말지를 기회비용의 언어로 계산한다. 여기에 남았을 때 내 연봉, 성장 가능성, 건강, 삶의 질이 얼마나 손해를 보는지, 다른 회사로 옮겼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경험, 연봉, 시간, 네트워크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비교한다.


그리고 그 차이가 충분히 크다고 느끼는 순간 그들은 움직인다. 이건 참을성의 결핍이 아니라 합리성의 기준이 달라진 결과다.


□ 조직이 던져야 할 질문들

MZ가 퇴사하는 이유를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어”라고만 해석하면 조직은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오히려 이렇게 질문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 사람들이 여기 남아 있을 이유는 무엇인가?”

“이 조직이 제공하는 성장 경로는 얼마나 선명한가?”
“시간과 건강, 삶을 존중하는 구조를 우리는 갖추고 있는가?”


MZ는 더 이상 ‘회사’ 자체에 충성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 경력과 자기 삶에 충성한다. 그리고 회사가 그 경력과 삶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남을지 떠날지를 결정한다.


퇴사를 무조건 “요즘 세대의 문제”로 돌리는 대신, 조직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 질문들 속에서 새로운 관계 맺기의 가능성이 조금씩 열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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