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나무옆의자)
자연스레 '지역'에 대한 관심, '공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는 중이다. <불편한 편의점>은 이전에 읽었던 일본 소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이 연상되는 우리나라 버전의 힐링 소설이다. 우리 주변에 자주 보이는 '편의점'이라는 일상 공간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공감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매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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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불편한 편의점>은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이웃 사람들의 이야기를 쉽고 편한 문체로 조곤조곤 들려준다. 책에 담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애정이 간다. 그네들은 사회에서 한가닥씩 하지도 않고 돈이 엄청 많은 부자도 아니다. 그저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작가님은 한 사람 한 사람 삶 속에 박힌 예쁜 보석들을 보물찾기 하듯 발견하여 저마다의 찬란한 삶의 빛깔들을 풀어낸다.
번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독자들을 배려한 작가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가볍게 뚝딱 읽기 좋다. 8개의 에피소드들은 따로 읽기에도 같이 읽기에도 손색없다.
중간중간 가볍게 툭 하고 던지는 비유들과 속마음들이 좋았다. 그 안에 담긴 문장들이 진짜 우리네들 삶 같아서, 이런 저런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게 마치 내 머릿속 같아서 그런 듯싶다.
사는 건 불편한 거야
이따금 삶이 피곤하고 힘들다 느껴질 때면 10여 시간을 잔다고 하는 나무늘보가 되고 싶다 생각하곤 한다. 뒤돌아서면 다시금 쌓여가는 집안일들, 생계를 위해 짊어지는 노동들, 일상의 모든 행위들은 모두 불편함을 수반한다.
우리는 일찌감치 삶의 불편함을 눈치챘기에 태어나자마자 핏대를 높여 으앙으앙 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미 태어나버린 인생, 살려면 어쩔 수가 없다. 그냥 산다. 불편함들을 감수하고 산다.
하루하루의 불편함을 이겨내고 사는 우리는 대단한 사람들이다. 오늘 하루도 불편함을 이겨낸 당신은 정말 대단하다. 오늘 하루도 고생한 당신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아 토닥토닥 응원의 마음을 건네본다.
들어주면 풀려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노숙자인 '독고'씨에 매료되었다. 그는 오랜 노숙생활로 말이 어눌하고 행동도 굼뜨다. 하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심을 다해 경청한다. 돌아오는 보답이 없더라도 자신이 줄 수 있는 무엇이든 주는 삶을 산다.
처음 '힐링 소설'의 견조를 끌고 나간다고 했다면 '독고' 캐릭터의 이상성을 결말까지 끌고 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만큼 '독고'라는 한 사람에게 깊이 매혹되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책을 다시 펼쳐보고는 깨달았다. 작가는 이상적인 캐릭터로 독자들을 매혹시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작가는 독자의 손을 붙잡고 현실로 돌아온다. '독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며 한 사람의 비극과 희극을 모두 보여준다.
작가님의 안배 덕분에 한 사람이 가진 무한한 힘을 깨닫는다. 그 힘의 방향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인생은 비극이 될 수도, 희극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우리에게 이야기의 힘을 주는 것도, 공간에 따순 희망을 불어넣는 것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책 속 깨달음이 나의 깨달음과 겹쳐진다. 필사한 책의 구절들을 다시금 잠잠히 읽어본다.
늘 상기한다. 사랑과 공감하며 살기를, 소통하고 감사하며 살기를 바라본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midjourney
인용 출처 :『불편한 편의점』김호연, 나무옆의자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