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마치다 소노코 (모모)
나는 사람들이 가진 선한 영향력의 힘을 믿는다. 그리고 이 책에 그 선한 마음들이 가득 들어있어 기분 좋게 맘 편히 읽을 수 있었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관계맺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나의 마음을 몽글몽글 따뜻하게 품어주었다.
"열심히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디저트를
꼭 만들게"
사람들의 선한 영향력이 가득한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만든다면 바로 이 소설 속 편의점이 있는 모지항의 한 마을이지 않을까. 시작은 다소 엉뚱할 수 있다. 이상한 페로몬을 뿜어내는 꽃미남 점장이라니 마치 재미있는 청춘 만화의 한 장면같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시선, 인물들의 대화 속에는 사람들을 향한 작가의 애정이 듬뿍 녹아내렸다.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간단하다. 소설 자체가 이미 사랑으로 충만하기 때문이다. 선한 영향력이 담뿍 담긴 사회는 인간의 내면 속 선한 부분을 자극하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나는 언제나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을 담아 미소를 보내려 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가득담아 보낸 작가의 마음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도 모르는 사이 스며든 미소가 입가에 번져 있다.
예술에는 힘이 있다. 특히 그 안에 깃든 진정성에 힘이 있다. 우리는 때로는 공간을 예술로 기억한다. 영화에 등장한 곳, 문학작품의 배경이 된 곳, 노래를 들으며 거닐던 곳. 예술은 공간을 생동감 있게 변모시키는 마법을 부린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도 그렇다. 이 책은 일본 기타큐슈 모지항을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한 매력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모지항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면 이상한 할아버지와 꽃미남 편의점 점장, 각자의 매력을 지닌 직원들이 나를 따스히 맞이해줄 것 같다.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정이 가득한 도시의 풍경들을 상상했다. 책을 읽은 뒤 모지항도 따로 검색해봤다. 일본, 특히 모지항에 있는 편의점을 가고 싶어졌다.
진정한 도시브랜딩의 시작은 진정성과 공감으로부터 나온다. 도시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몇 십억짜리 조각들, 꾸며낸 사람들의 미소로 만든 동영상들보다 진정어린 공감이 담긴 예술 작품 한 권이 더 의미있다는 것을 한번 더 느꼈다.
지난번 <공간의 미래>, <도시의 발견> 책을 보고 난 후 이번 책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을 보니 새롭게 보이는 관점들이 있었다. 바로 편의점이 미래 사회의 새로운 공용 공간으로써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시의 발견> 서평 보러가기 링크
https://brunch.co.kr/@mindalpenguin/21
<공간의 미래> 서평 보러가기 링크
https://brunch.co.kr/@mindalpenguin/24
오늘날 현대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해 있다. 세대간의 갈등과 혐오는 더할나위 없이 깊어졌다. 소통과 공감할 수 있는 플랫폼의 갯수는 늘어났다. 그러나 정작 우리를 사랑과 공감으로 묶어주는 공동체의 구심점은 희미해졌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은 그런 우리에게 좋은 대안을 제시한다. 바로 미래 사회의 세대간 소통을 이루고 융합하는 공간, 편의점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게 한다. 편의점은 전국 곳곳에 있다. 전국 곳곳에 있는 편의점이 마치 이 소설처럼 마을공동체의 구심점이 되어준다면 어떨까 상상해 보았다.
물론 우리 사회는 편의점에게 강제해서는 안되고 강제한다고 될 수도 없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보여준 마을 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보고 의논해본다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특히 자발적으로 모인 공동체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작품 속에서는 시바 점장 팬클럽을 중심으로 시니어 여성들의 부녀회가 생겨났다.
우리는 유사한 사례를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트로트 가수의 팬클럽이다. 특정 트로트 가수의 팬클럽은 같은 문화를 공유하며 공동체를 이루어간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굿즈를 공유하고 함께 같은 노래를 부르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다만 가수 팬클럽은 마을 공동체를 이루기에는 각각의 생활 공간이 겹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우리사회의 마을 공동체는 어떨까. 실제로 마을 공동체를 여러 행정복지센터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다소 미미한듯 보인다. 팬클럽 문화의 유대감, 특정 문화를 가져오되 편의점처럼 함께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우리 사회에 적용해 나가면 좋을까?
단순히 소설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일본 역시 겪고 있기 때문일까. 작가가 만들어낸 유토피아가 실현 가능한 현실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고민에 고민을 더해 글을 적어본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마음씨를 가장 본받고 싶은 편의점 점장의 말을 빌려 끝맺음 인사를 하고자 한다. 부족한 글임에도 꾸준히 찾아와 읽어주는 분들, 한번씩 하트를 눌러주고 가는 분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준 모든 고마운 분들께 한아름의 애정을 담아 감사 인사를 전달한다.
to. 이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여러분들의 소중한 시간의 한 순간을 제 글과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 글이 여러분의 인생에 단 한 조각만큼의 도움이 되었다면 저 역시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겁니다.
언제나 지금 제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 담아 한자 한자 적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from. 민트별펭귄.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인용 출처 :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마치다 소노코, 모모 / 민트별펭귄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