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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네의 수련을 보았습니다.
물인지 꽃인지
잎인지 그림자인지
흐릿하고도 어렴풋한 수련이 있는 풍경입니다.
빛은 찰나적으로 흐르기 때문에
사물은 순간적 뭉떵거리고 또 명료합니다.
모네는 멈춘 순간 속을 거닐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따라 수련의 아름다움을 잡아내던 모네는
찰나에 몰두한 나머지
시력을 잃게 되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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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술의 깊이를 모릅니다.
단지 화가의 감정 흐름에 곧잘 몰입되곤 하는데
붓끝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알 수 없는 깊이로 빨려 들곤 합니다.
깊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한 세계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찰나를 정확하게 헤아리며 살아간다는 뜻은 아닐까요?
당신과 나의 사랑도 그러합니다.
당신과 나의 사랑이 때로 불투명하지만
선명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을 느낍니다
나는 항상 그 사랑 앞에 서 있으며
순간들의 흐름에 따라 고요하거나 격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촘촘한 감정을 보게 됩니다.
그것은
작고 미세하여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 변화들
흐릿하지만 또한 설명할 수 있는 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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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그림 앞에서 뭉클한 마음을 어루만져 봅니다.
잠시 눈을 감고
보였던 것들을 지우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바라봅니다.
거기에 당신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