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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155화 - 자주괭이밥 꽃 끝끝내 기다[림]

기다림 끝에 피어날 순간이 다가오며 생명은 고요하게 터뜨림을 예고한다.

by 마음이 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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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록 물든잎 바람에 흔들

잔잔한 물방울 잎새와 어울

한줄기 햇살도 피하는 낮가

속삭이듯 움튼 꽃망울 밑그

조용한 생명 품안에서 자연

살며시 다가온 계절의 떠올

비끝에 피어날 순간의 터뜨

자주괭이밥 꽃 끝끝내 기다




장마가 잠시 숨을 고른 6월의 어느 오후, 연초록 잎들이 비에 젖은 채 가볍게 흔들림을 보인다. 자주괭이밥은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주변 풀잎과 물방울 사이에서 조용한 어울림을 이룬다. 간간이 드는 햇살도 조심스레 피하며, 그 작은 생명은 여전히 낮가림을 이어간다. 그 속엔 피어날 날을 위한 희미한 밑그림이 준비되고 있었다. 자연은 그런 조용한 생명의 징후를 언제나 감싸 안는다. 이 작은 풀도 그 품 안에서 하나의 자연림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잠시 멈춘 빗소리 사이, 계절이 무르익음을 알려주는 감각이 마음속에 떠올림으로 스며든다. 그 오랜 기다림 끝에 피어날 순간이 다가오며 생명은 고요하게 터뜨림을 예고한다. 지금은 아직 그 시간이 오지 않았지만, 조용한 준비와 인내의 끝엔 마침내 꽃망울이 열릴 기다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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