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끝에 피어날 순간이 다가오며 생명은 고요하게 터뜨림을 예고한다.
연초록 물든잎 바람에 흔들림
잔잔한 물방울 잎새와 어울림
한줄기 햇살도 피하는 낮가림
속삭이듯 움튼 꽃망울 밑그림
조용한 생명 품안에서 자연림
살며시 다가온 계절의 떠올림
비끝에 피어날 순간의 터뜨림
자주괭이밥 꽃 끝끝내 기다림
장마가 잠시 숨을 고른 6월의 어느 오후, 연초록 잎들이 비에 젖은 채 가볍게 흔들림을 보인다. 자주괭이밥은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주변 풀잎과 물방울 사이에서 조용한 어울림을 이룬다. 간간이 드는 햇살도 조심스레 피하며, 그 작은 생명은 여전히 낮가림을 이어간다. 그 속엔 피어날 날을 위한 희미한 밑그림이 준비되고 있었다. 자연은 그런 조용한 생명의 징후를 언제나 감싸 안는다. 이 작은 풀도 그 품 안에서 하나의 자연림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잠시 멈춘 빗소리 사이, 계절이 무르익음을 알려주는 감각이 마음속에 떠올림으로 스며든다. 그 오랜 기다림 끝에 피어날 순간이 다가오며 생명은 고요하게 터뜨림을 예고한다. 지금은 아직 그 시간이 오지 않았지만, 조용한 준비와 인내의 끝엔 마침내 꽃망울이 열릴 기다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