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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소의꿈 May 10. 2024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

B급 감성의 내 맘 데로 리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의 대상도 아니고, 사랑 그 자체도 아니고, 사랑에 대한 안목이다.'  -저자 -



모태솔로들에게 가장 적절한 타이틀로 손색이 없을 거 같아 순전히 제목만 보고 이 책을 골랐다



저자는 [인문 고전에서 배우는 사랑의 기술]이라는 명제 아래 인문학과 영화를 접목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명화를 삽입하여 '사랑'의 기술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삽입된 명화마다 부연 설명도 곁들여 주니 고급 레스토랑에서 디저트까지 훌륭한, 정식 코스를 대접받는 느낌이다. 꽤나 비싼 값을 치르고 사랑에 대한 기술을 익히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랑은 구애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작가의 첫 포문은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을 인용한다. 남자의 가슴에는 그녀들의 무덤이 있다며 남자는 왜 ' 그녀들'을 잊지 못하는가에 대한 단상이다.  삽화는 찰스 헤이우드의 [끈질긴 경쟁자들]과 월리엄 s 마운트의 [구애] 를첨부했다.


사랑이 구애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면 무엇으로 시작되는 것 일가.


불현듯, 나의 첫사랑이 누구였던가 거슬러 올라가 본다. 그렇다 할 첫사랑이 보이지 않는다. 매번 짧은 짝사랑에 그쳤던 것 같다. 하지만, 나도 누군가의 가슴에 잊지 못하는 첫사랑 '그녀'가 되어본 적은 없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잊지 못할 정도 까진 아니어도 오래전 한 통의 편지를 받았던 적은 있는 것 같다. 내용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연애편지였던 거 같다. 안중에도 없이 누가 볼까 급히 버렸던 기억이다. 첫사랑도 짝사랑도 강 건너 물거품이 된 시절이다. 나에게 잊지 못할 첫사랑이 없다는 슬픔은 나를 잊지 못하는 누군가의 첫사랑도 되어 본 적이 없다는 불운이다.


구애를 받아본 적도 해본 적도 없는 건조한 삶이다.



[사랑이 민낯을 드러내는 순간]은 스탕달의 적과 흑을 차용 해밀 고당 기기의 딜레마를 그리고 있다. 착한 여자가 쉬운 여자는 아니듯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나쁜 여자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랑의 민낯은 말 그대로 입맞춤에서 시작해 깊은 곳까지의 향연을 말하는 것이다. 현실적인 혼전임신에 대한 대처방법, 젊은 학생의 허무주의를 삽화로 묘사하였으니, 작가는 은밀한 곳까지 솔직하게 대담한다.


[ 다음 사랑은 지난 사랑과 같지 않도록 ]


''왜 우리는 지난 사랑에서 뼈아프게 경험하고도 다음 사랑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걸까.  사랑에는 도무지 능숙해질 수 없을까, 능숙해지지 못한다며 익숙해지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왜 사랑은 늘 아픈 걸까.  우리는 많은 것들을 공부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사랑에 관해서는 공부하지 않는다. 사실, 그 무엇보다 기초공부가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랑이다.'- 저자-


속마음을 들킨 남자와 속마음이 없는 여자와 사랑을 한다는 건 한쪽으로 치우치는 답답한 사랑이다.  사랑이 들키는 순간 상대방은 그 사실을 이용해 자신을 사랑하는 연인을 조종하려 할 테니 말이다. 조종당하는 걸 알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운명처럼 들킨 사람은 사랑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아파하고 이별을 반복한다. 고통 속에 지속되는 사랑에 딜레마를 반복하는 건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서 결과가 변하기를 바라는 것만큼 어리석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변화가 두려워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독하게 변해야 한다. 딜레마를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진리다.  


사랑에 기초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사랑이란 마음속에서 [저절로] 생기는 본능적인 감정인데 그 감정을 컨트롤하며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건 무슨 이야기 일까. 사랑이 공부로 가능하다는 것은 학생처럼 시험을 봐서 성적이 나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텐데, 사랑에 대한 공부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을 학습해야 한다는 뜻인 걸까. 사랑의 기초공부는 영원히 알 수 없는 물음표다.



작가는 인문고전을 오랫동안 검증되어 온 연애편지라고 정의하며 그 속에서 우리가 고민하는 모든 사랑의 심리학이 숨어있다고 말한다.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혼자 시험 봐서 점수로 환산되는 감정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본능적인 감정마저 위험한 밀당으로 계산하고, 결혼하고도 혼자 사는 삶을 경험하는 건 사랑이라는 감 정의 아이러니다.   



우리는 사랑한다는 이유로 서로를 구속하고, 사랑한다면서 폭행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사랑해"라고 반복 한다. 그것이 진짜 사랑일까.


사랑의 색깔과 모양은 다양하다.  사랑은 골라 하면서 결혼은 조건 맞는 아무나 하고 하면 그게 사랑일까. 사랑과 행복은 비례해야 한다. 애에서 이어진 사랑의 결정체는 행복한 삶이 되어야 한다.  모두 그러지 못함에 사랑에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것이다.



외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사랑을 시도조차 못하는 모태솔로들에게 사랑은 '그저 겁이 많아서 못해요'라고 할 수 있을까.  겁이 많은 여자들의 사랑은 영원히 모솔로 존재할뿐이다.  그럼에도 사랑이라는 본능적 감정이 [저절로] 운명처럼 오기만을 기대하며 기다린다면 모순일까.  여전히 기초공부를 습득하지 못한 외롭고 웃긴 모솔 들은 언제쯤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랑의 구애에서 시작해 이것이 사랑일까 라는 물음표를 던지며 마침표를 찍는,


모태솔로들을 더없이 질투하게 만드는 책 [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



사랑을 제대로 알 때, 비로소 진짜 사랑이 찾아올 것이다라는 희망적인 말은 여전히 알 수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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